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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게 어디 갈대 뿐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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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0. 02. 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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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 보자-전남 순천만
물이 빠진 순천만 S자 수로를 따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온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이 시간은 마치 다른 나라 풍광을 보는 듯 선경을 연출한다.
"전남 순천에 가서 인물자랑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마치 순천사람들이 죄다 얼굴이 잘 생겨서 생긴 말 같지만 실은 풍성한 땅에 많은 농토를 거느린 지주가 많아서 붙여졌다.
하지만 순천을 가 본 사람이라면 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닌 것을 금새 알게 된다.
동국여지승람에 소개된 순천은 "산과 물이 기이하고 고와서 세상에서 작은 강남"이라고 쓰였을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양자강 남쪽의 강남에 버금갈 정도로 살기 좋다는 뜻이어서 모든 게 풍족하고 넉넉하다.
갈대숲과 S자 코스로 유명한 순천만이 있는 가하면 송광사와 선암사를 품은 조계산과 낙안읍성 등 둘러볼 곳이 많아 인물자랑 하지 말란 것도 틀린 말은 아닐 듯싶다.
오죽하면 순천을 '대한민국 생태수도'라고 부르겠는가 말이다.
                                /순천만=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순천만을 황금색으로 뒤덮고 있는 갈대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탐방로를 따라 걷는 관광객들. 나무데크로 꾸며진 탐방로는 1.2km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순천을 대표하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세계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세계 유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기만 해도 태초의 자연으로 돌아가게 한다.

순천만은 북쪽으로 5.4km의 빽빽한 갈대밭이 있고, 남쪽으로는 22.6km에 이르는 광활한 갯벌을 품고 있다.

그 너른 품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노랑부리저어새(205호),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종), 고니(201호), 재두루미(203호), 검은머리물떼새(326호) 등 국제적인 희귀종들이 노닌다.


역광을 받아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대는 갈대가 멀리 정자와 함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다.
순천만을 찾는 새는 대략 220종으로 우리나라 전체 조류의 절반가량 되고, 세계적 희귀종만 25종이나 된다.

그 중 겨울철 진객인 흑두루미는 살아 있는 화석으로 일컬을 만큼 희귀종으로 35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순천만은 농게, 칠게, 짱뚱어 등 저서생물과 규조류, 칠면초 등 각종 염생식물들이 어울려 살아간다.

순천만을 찾을 때는 순천만자연생태관에서 다양한 생물 정보를 배우고 야외로 나가는 게 좋다. 자연생태관과 나란히 있는 천문대는 낮에 새들을 관찰하고 밤엔 별을 관찰할 수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500원으로 천문대를 병행해 볼 수 있다.


세계적인 희귀새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한 마리가 탐사선이 다가가자 놀란 듯 물 위를 박차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갈대열차를 타도 운치 있다.

쉼터~갈대 둑길~맑은물관리센터~쉼터를 돌아오는 갈대열차는 25분정도 순천만의 서정을 느낄 수 있다. 요금은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생태체험선은 대대포구~순천만 S자갯골~대대포구를 40분간 운항하는데 선상에서 드넓은 갯벌과 갈대군락, 철새 군무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32명이 탑승하는 데 어른 40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순천만을 황금색으로 뒤덮고 있는 갈대를 가까이서 만나고 싶다면 탐방로를 따라 가면 된다. 나무데크로 꾸며진 탐방로는 1.2km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갈대숲에서 푸드득 튀어 오르는 철새와 뭉클뭉클한 갈대씨앗이 역광으로 비추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면 마음까지 갈대를 따라 흔들린다.


순천만 수로를 따라 탐사선이 대대포구 쪽으로 들어면서 고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순천만의 백미인 S자코스 수로는 용산전망대를 오르면 된다.

그 너른 갯벌과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자연생태관에서 탐방로 끝까지 간 후 용산으로 오르면 나무 숲길을 따라 전망대가 나오는 데 2.3km로 40분이면 닿는다.

해질녘 용산전망대에 서면 세상에 부러울 게 하나도 없다.

온통 보이는 모든 것이 황금색으로 빛나 그저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

물 빠진 S자형 수로는 해넘이와 함께 환상을 연출해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로 늘 북적인다.

용산전망대에서 보는 일몰은 일생에 한 번은 꼭 만나봐야 할 만큼 눈물 나게 아름답다. 마치 우리나라 풍경이 맞느냐고 볼을 꼬집거나 옆 사람에게 물어볼 정도다.

계절에 따라 7가지 색깔로 변하는 칠면초는 겨울이어서 제 색깔을 내지 못하지만 수로를 따라 탐사선 때문에 생기는 물결은 무한대의 황금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일출이 아름다운 학산리 화포해변의 아침풍경. 고단한 삶을 대변하듯 끌배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스터리서클을 닮아 동그랗게 내려다보이는 갈대밭은 처음 한 포기의 갈대에서 시작해 7-8년 후 30-40m로 자라나고, 이런 원형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대대포구처럼 거대한 갈대밭이 된다.

순천만 해넘이는 용산전망대와 와온해변이 좋고, 일출은 용산전망대에서 내다보이는 학산리 화포해변에서 황홀하게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을 비추던 해가 화포해변을 가로질러 모후산(918m) 뒤로 숨으면 철새의 펄럭임도 갈대의 하늘거림도 일제히 멈춰 동이 틀 때까지 온전한 휴식을 취한다.


용산전망대의 황홀한 해넘이와는 반대로 학산해변 일출은 드넓은 뻘에 영양분을 공급하듯 떠오른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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