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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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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기자

승인 : 2010. 03. 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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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교위에서 본부장까지 재소자와 함께 한 30년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아시아투데이=최석진 기자]
이태희 교정본부장은 1978년 교위로 임용돼 30년간의 교도관 생활을 거쳐 2008년 교정행정의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올랐다. “재소자가 그립다”고 말하는 이 본부장의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들은 본부장으로서 교정본부를 이끄는 데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있다.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도관 시절

“재소자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는 순간 세금을 내는 일반 시민의 위치로 돌아가 교도관을 바라보게 된다.”

이태희 교정본부장은 부하 교도관들에게 항상 이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비록 수감 중일 때는 자신에게 편의를 봐주거나 비리를 눈감아주는 교도관들이 착한 교도관으로 보일지 몰라도 사회로 복귀해 뒤돌아 볼 때는 결국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켰던 교도관을 좋은 교도관으로 기억한다는 의미다.

이 본부장은 교도관 시절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엄격하고 강직한 성격으로 유명했다.

1997년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을 때는 ‘규율을 잡으라’는 명목으로 급파돼 6개월만에 교도소를 정상화한 일화도 있다.

이 본부장은 “1000명의 재소자가 있다면 그 중에 950명은 불쌍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교도소 내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정말 질이 나쁜 재소자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일선 교도소를 떠나 교정본부에서 일하다 보니 재소자가 그립다”고 털어놓았다.

이 본부장이 30년을 교정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재소자들을 만났던 만큼 연말이 되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연하장을 받는다.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재소자들로부터 “가르침대로 성실하게 복역하고 있습니다”라는 편지라도 받는 날이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지만 때로는 가슴 아픈 일도 있다.

이 본부장은 “오랜 기간 교정공무원으로 일하다 보니 한 번 교도소에 수감됐던 재소자가 출소 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특히 “소년교도소에서 지켜봤던 소년수형자를 성인교도소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경우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일에 지쳐 힘든 날이면 귀가 길에 막걸리 한 병을 사와 김밥 한 줄이나 삶은 계란을 안주삼아 마신다고 한다.

이는 그가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의 가족, 부하, 친구들이 “차 한잔 하자”, “술 한잔 하자”며 접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퇴근 후에는 아예 모자를 쓰고 다녔을 정도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남 자체를 피하다가 생긴 습관이라고 한다.

◇현장에서 꿈꿔왔던 것들을 실현해가다

이 본부장은 매일 아침 회의가 끝나면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 본부장은 1만 5000여명의 교정공무원에게 자신의 메일을 개방했다. 단순히 개방한 것이 아니라 직접 내용을 확인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건의는 즉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이 본부장은 “본부 안에서 듣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에 일선 교도소를 순시하게 되면 반드시 ‘40분 자유토론’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이 본부장이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일선 교도소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최고책임자가 된 지금 하나하나 실현해 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일례로 이 본부장은 서울지방교정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추진했던 ‘회복적 사법’사업을 다시 부활시켰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과거의 경험을 살려 간접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결국 가해자들이 교도소 안에서 작업수당으로 번 돈을 범죄피해자 구조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초기에는 구조단체 쪽 일부 관계자들이 “이런 돈은 받을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경우도 있었으나 제도의 취지를 납득시키고 시행한 결과 작년 10월 사업이 시작된 이후 벌써 1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이 범죄피해자 단체에 전달됐다.

또 예전부터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재소자들이 출소 후에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던 이 본부장은 재소자들의 사회적응훈련을 위한 최초의 중간처우의 집 ‘소망의 집’을 2009년 1월 개설했고 같은 해 8월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개청했다.

특히 작년 10월에 개최된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에는 모두 65개 업체관계자가 참여해 131명의 재소자가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본부장은 “올해에는 4월쯤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대구·광주 등 4개 지방교정청을 중심으로 150여개 업체와 1200명의 출소예정자가 참여하는 취업박람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본부장은 일부 문제수용자들이 교도관을 괴롭히는 도구로 악용해온 ‘정보공개청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경우 예상소요비용을 미리 납부하도록 하는 ‘형집행법’ 개정안을 작년 9월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교도소 내 의료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화상캠을 통한 원격진료시스템을 도입했고 전국의 재소자들이 매년 1회 외부 전문기관에 의한 건강검진을 받도록 했다.

2009년 4월에는 서울대학교 병원과 원격진료에 관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의료서비스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교도소에 대한 부정적 시각 깨려고 노력

이 본부장은 일선 교도소 순시를 나갈 때면 언제나 교도관들을 향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정본부의 홍보대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재소자들이 교도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고 ‘아 교도관이 저렇구나’라고 생각을 하는 만큼 교도관은 교도소 내에서나 퇴근 후에나 항상 바른생활로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교정행정, 특히 교도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반 국민들이 교도소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책들이나 영화를 통해 교도소를 살펴보는데, 영화 속에 소방서장이 나오면 100% 착한 사람이고, 경찰서장은 50% 정도로 반반이라면, 교도소장은 100% 나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아무리 선악의 구도를 헝클리게 함으로써 획득되는 카타르시즘의 추구가 영화의 속성이라 하더라도 섭섭하지요. 교정본부장인 나도 재미야 있지만 국민들에게 교정의 현실이 잘못 알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본부장은 교도소를 일반인에게 떳떳이 공개하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유관기관에서나 학생들이 교도소를 방문해 직접 눈으로 보고 갈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개방하는가 하면 영화 ‘집행자’, ‘하모니’ 등에 촬영장소를 제공하고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3일’에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국민에게 다가가는 교정행정을 펼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본부장은 “남은 임기동안 수용질서 확립과 재소자 지원을 위해 마련된 여러 가지 제도들이 잘 운영되고 정착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근무환경 개선과 수당인상 등 직원들의 복리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e is...

이태희(李台熙) 교정본부장은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8년 국가공무원시험에 합격해 교위(교정간부 19기)에 임용됐다.

이후 인천구치소 보안과장(서기관), 안동교도소장, 대구구치소장, 법무부 교정국 보안1과장(부이사관)을 거쳐 영등포구치소장, 대구지방교정청장 등을 역임했다.

2008년 6월 서울지방교정청장에서 교정행정의 총 책임자인 교정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본부장은 취임 후 수용질서 확립과 교정시설 확대·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 중간처우의 집과 사회적응훈련원을 설치하고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출소자들의 취업지원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 2월에는 외국인 전담교도소를 개청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1986년 법무부장관 표창, 2006년에는 홍조근정훈장을 수여받았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교정본부는 4개 지방교정청, 50개 교정시설, 1만4890명의 교정공무원과 1500여명의 경비교도대원을 관할하는 거대조직이다.

1948년 정부수립 당시 법무부 내 설치된 ‘형정국’이 전신인 교정본부는 ‘교정국’을 거쳐 2007년 교정본부로 확대·개편됐다.

비록 교정국이 본부체제로 확대됐지만 이전에 비해 1개 과의 증설에 불과해 효율적인 교정정책 기능 수행을 위해서는 교정청으로의 확대 개편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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