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나랏빚 대신 떠맡다 등골 휘어가는 공기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346346

글자크기

닫기

김종훈 기자

승인 : 2010. 04. 08. 10:16

경기부양 위해 정부빚 떠안아…부채비율 150%대 껑충
[아시아투데이=김종훈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가 당초 예상보다 적은 390조원대에서 관리될 전망이고, 재정 적자도 30조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기업 부채는 급증해 지난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서고, 부채비율도 15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직접적 재정지출 보다는 공기업을 앞세우면서, 사실상 정부의 빚을 공기업들이 떠안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기획재정부(장관 윤증현) 등에 따르면, 작년 9월 정부가 재정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전망했던 올해 국가채무는 407조1000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390조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가 채무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란 분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지난해 국가채무가 당초 예상치보다 6조4000억원 적게 나타난 점이다.
단순히 이 액수만 빼도 올해 국가 채무는 400조70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지난해 정부가 걷어서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 가운데 2조8000억원을 추가하면 397조9000억원까지 내려간다.

올해 외평채 20억달러 규모 가운데 실제 발행액도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조원에 달하는 세출 불용액까지 감안하면 국가채무는 392조원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정 적자를 의미하는 관리대상수지의 올해 예상치를 30조1000억원 적자로 잡아, 2009년의 43조2000억원 적자보다 무려 13조1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2조원 적자로 예상, 작년의 17조6000억원 적자보다 15조6000억원 호전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공기업들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공기업 부채는 현재는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지만 국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공기업 22곳의 지난해 결산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작년말 부채는 211조7000억원으로 전년(175조6000억원)보다 20.6%(36조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본은 138조8000억원으로 전년(132조7000억원) 대비 4.6% 증가에 그쳤다.
부채비율은 2008년 132%에서 지난해는 152%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은 350조5000억원으로 전년(308조3000억원)보다 13.7%(42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부채 규모에 따르면, 2004~2007년 83조8000억원, 99조1000억원, 119조원, 138조4000억원 등으로 2004~2008년 연평균 증가율이 20.6%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공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부채가 줄어든 기관은 가스공사, 인천공항 등 7곳이었지만 나머지 15곳은 늘었다.

인천항만(208%)과 부산항만(130%)은 증가율이 100%를 웃돌았고 광물자원공사(72%), 주택보증공사(53%), 석유공사(58%), 수자원공사(53%), 철도공사(29%) 등 주요 공기업도 평균치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LH공사의 부채는 공기업 중 가장 많은 109조2000억원으로 통합전 토지.주택공사의 2008년 합계보다 23조원 늘었고, 부채비율도 524%까지 높아졌다.

한국전력의 부채는 전년보다 3조원 가까이 늘며 29조원에 육박했다.

정부도 국가채무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공공기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공기관 부채 모니터링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은 "지난해 국가채무가 줄어든 것은 좋은 뉴스지만, 세입·세출 측면에서 내용을 살펴보면 일시적 요인이 많이 반영돼 꼭 좋은 뉴스라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