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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포털전쟁서 1인자 지켜간다…김상헌 NHN 대표

[스페셜리포트] 포털전쟁서 1인자 지켜간다…김상헌 NHN 대표

기사승인 2010. 04. 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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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홈 신개념 개편ㆍ새로운 검색 도입 '승부수'
정석만 기자]  ‘지난 10년보다 다가올 10년에 더 큰 기대를……’ 최근 한 증권사가 발표한 NHN 기업 분석 보고서의 제목이다. 포털 진출초기 야후 등의 글로벌 강자를 물리치고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으로 우뚝 선 NHN의 미래가 앞으로 더욱 주목된다는 뜻이다. 최근 급변하는 IT환경 속에서도 거침없이 순항하고 있는 NHN호, 그 중심엔 1년 전 새롭게 방향타를 잡은 김상헌 대표가 있다.

◇탁월한 관리 능력으로 NHN 성장세 이끌어

지난해 4월 NHN의 사령탑을 맡은 김 대표는 IT업계에서는 드문 법조인 출신 CEO다.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LG에서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두루 맡았고 NHN에서는 경영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사실 김 대표의 취임 전 NHN의 대내외적인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수입 감소로 상장 이후 이어온 분기사상 최고 매출 경신 기록이 2008년 3분기로 마감됐고, 여기에 정부의 포털 규제 움직임까지 더해져 NHN의 성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연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한 NHN은 체계적인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김 대표를 택했다. 대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경영 노하우가 NHN을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취임 이후 김 대표는 광고영업 부분을 맡는 NHN비즈니스플랫폼 분사, 저작권 보호, 공정위와의 소송 등 산적한 과제를 ‘법무 전문가’답게 원활하게 해결하며 경영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에 힘입어 NHN은 2009년 1분기 3224억원에 머물던 매출이 지난해 4분기 3712억원까지 올라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에서도 1조3574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전년 대비 12.4%의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경영 지표에서만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NHN은 지난해 8월 사이버 상에서 저작권 및 이용자 보호와 음악 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련 협회와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 1월엔 온라인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업체인 엠바로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건전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도 힘썼다.

국내 토종 마이크로블로그인 미투데이의 급성장도 눈에 띈다. 유무선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미투데이는 2008년 12월 인수 당시 2만8000명에 불과했던 가입자가 올해 3월말 기준으로 115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안에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평소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김 대표는 미투데이에서도 ‘버드워쳐’라는 닉네임으로 다양한 이용자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즐기고 있다.

◇변화하는 네이버 서비스로 1위 지킨다

올해 포털의 새로운 판도를 좌우할 검색과 모바일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위 수성’을 위한 NHN의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분당 신사옥에서 열린 ‘네이버쉬프트2010’에서 네이버 서비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용자의 목적과 환경에 따라 데스크홈, 캐스트홈, 검색홈 등 3가지 유형의 홈페이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한편 검색 서비스 강화로 다가올 포털 대전에 승부수를 띄웠다.


7월 진화된 네이버 홈페이지가 선보인다. 왼쪽부터 캐스트홈, 데스크홈, 검색홈.
특히 ‘데스크홈’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부각되고 있는 개인화 웹서비스(PWE)와 웹커뮤니케이션의 관심을 반영해 눈길을 모은다. 메일, 일정관리, 가계부, 계좌조회, 주소록, N드라이브, 미투데이, 블로그 등을 페이지 하나에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 데스크홈이라는 명칭대로 아날로그 시대의 책상 개념을 온라인으로 구현해 낸 서비스다.

또 한번의 검색으로 실시간 업데이트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얼타임 검색’과 검색어를 모르더라도 원하는 조건에 맞는 최적화된 검색 질의를 유도하는 ‘시퀀스 검색’ 등 검색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이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지향하는 최근의 검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네이버 서비스가 모바일로도 완벽히 구현ㆍ연동되도록 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끊김없는 웹서비스 이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공략으로 해외 사업 돌파구 마련

국내 포털 시장의 치열한 경쟁 외에도 김 대표는 또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해외 사업 부문이다. NHN은 국내 포털과 게임 시장에서 각각 1ㆍ2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대표 역시 올해 초 “중국 게임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 사업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NHN의 올해 해외 사업 전략은 부진한 해외 법인을 재편하면서 일본법인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일본법인은 지난해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된 해외 법인이다. 이를 위해 NHN은 최근 NHN재팬을 통해 일본 검색 포털 라이브도어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이브도어는 3000만명의 회원과 340만명의 블로그 개설자를 확보한 일본 7위 포털, 블로그 2위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일본 검색 시장 재도전에 나선 NHN은 이번 인수로 라이브도어가 구축한 양질의 정보 콘텐츠와 네이버의 검색을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일본 시장 공략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재팬의 순방문자 수가 서비스 7개월 만에 10배 증가하는 등 일본 검색광고 시장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과 함께 일본 검색시장 진출이 NHN의 강력한 성장엔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N 신사옥 '그린팩토리' 전경
◇2010년 실적 예보는 ‘맑음’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NHN은 올해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불어 넣는 것은 광고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NHN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88억원과 16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분사한 NHN비즈니스플랫폼 분할 전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대비해 각각 17.5%와 29% 증가한 수치이며,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2.1%, 12.4% 상승한 것이다. 이 추정치대로라면 기업들의 광고 예산 집행이 저조한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게 돼 올해 성장세에도 그만큼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이후에는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빅 이벤트로 인한 특수가 장밋빛 실적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온라인 광고시장의 회복세와 맞물려 지난달 말 도입한 ‘쇼핑캐스트’와 자체 검색 광고의 확장 등 수익성 제고 노력이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NHN의 매출액이 1조3885억원, 영업이익 6227억원(NHN비즈니스플랫폼 분할 후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2%, 17.1%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험난한 경쟁 파도를 헤치고 쾌속 항해를 이어온 NHN호가 최근 불고 있는 거대한 IT변화의 바람을 ‘순풍’으로 삼을 수 있을지 방향타를 쥔 김 대표의 손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e is...>
△1963년 출생 △서울대 법과대학 학사,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 석사 △1993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1995년 서울지방법원 지적소유권전담 판사 △1996년 LG 회장실 상임변호사 △2003년 LG 법무팀장(부사장) △2007년 NHN 경영고문 △2008년 NHN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2009년 4월~현재 NHN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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