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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취재 현장-문연배 기자가 떴다’ 청춘불패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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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연배 기자

승인 : 2010. 05. 03. 09:41

'자급자족' 몸뻬에도 빛나는 G7...대본없는 100% 리얼리티

휴식시간엔 재잘재잘 잡담
관광객 늘어 지역경제 호재

'청춘불패' 출연진들이 '아이돌 촌'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세영 작가

[아시아투데이=문연배 기자]‘저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체험 취재현장-문연배 기자가 떴다’는 독자들이 궁금증을 느끼는 인기 프로그램의 촬영현장에 기자가 합류, 제작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본지가 새로 마련한 기획 코너다.

그 첫 번째로 그룹 소녀시대의 유리와 써니, 카라의 구하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 포미닛의 현아, 티아라의 효민, 시크릿의 한선화 등 7명의 국내 최고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하 ‘G7’)이 시골에 모여 좌충우돌 펼쳐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KBS2 ‘청춘불패’의 촬영장을 찾았다. G7과 함께 밭에 비료도 주고 쉬는 시간에는 옹기종기 모여앉아 떨었던 수다 등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공개한다. <편집자주>


오프닝을 촬영 중인 '청춘불패' 스태프들.                 'G7'이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던 4월말 강원도 홍천군 남면 유치리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변에 주차된 차들과 촬영팀의 움직임들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그런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청춘불패의 신화’는 만들어지고 있었다.


‘자급자족’(自給自足). 촬영장에 들어서자 프로그램의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자성어가 눈에 띄었다. 그렇다. 이곳은 산골 농가로, G7이 모여 고사리같은 손으로 직접 밭을 일구고 가꿔 나가는 ‘아이돌촌’이다. 오프닝이 촬영되는 곳은 원래 낡은 폐가로 촬영 7개월 만에 울타리가 만들어지고 축사와 닭장 등이 생기며 재탄생됐다. 집 벽면에는 게스트로 출연한 구준엽이 멤버들의 얼굴을 그린 그래피티가 반기고 있다.

촬영시간이 임박해지자 먼저 와서 대기하던 G7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 무대의상으로 화려한 면모를 보여줬던 이들도 일바지(몸뻬)에 장화를 신은 모습은 영락없는 시골 아낙네였다. 하지만 아이돌의 미모는 일바지로 숨길 수 없는 법. 50~60여명의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눈부시게 빛났다.

이날 촬영 분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심을 약 900여평의 밭에 비료를 주고, 키우고 있는 소(푸름이)의 운동을 돕는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청춘불패’ 촬영장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세우는 내용이다.


'G7' 줄을 맞춰 비료를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         기자가 출연진들과 함께 비료를 뿌리고 있다.
◇대본없는 촬영…“G7과 함께 비료 뿌려요”

오전 10시경 폐가를 새 단장해 만든 세트에서 오프닝이 시작됐다. 대본이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답게 첫 촬영부터 수십 번의 애드리브가 작렬했다. 특히 오프닝은 재간둥이 김신영이 책임졌다. 그는 온몸을 던져가며 출연진과 제작진에 웃음을 안겼고 덕분에 만족스러운 촬영 장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오프닝을 마친 출연진은 두 팀으로 나뉘어 각기 미션을 수행하러 나섰다. 촌장 노주현을 필두로 김태우 나르샤 써니 효민은 직접 키우고 있는 푸름이를 운동시키러 나갔고, 김신영을 필두로 유리 구하라 선화 현아 등이 한팀이 돼 약 900여평의 밭에 비료를 뿌리고 밭을 갈기 위해 모였다.

여기서 기자의 고민은 시작됐다. 두 팀을 오가며 취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고 끝에 기자는 본능적(?)으로 여성 출연진만 모인 밭갈이 팀에 속해 취재를 하게 됐다. 제작진에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 조심하며 비료를 나르고 또 G7과 함께 밭에 비료를 뿌렸다.

유리와 현아, 선화 등은 20kg의 비료를 번쩍 들어 옮겼다. 농기계 운전면허를 준비 중인 구하라는 트렉터를 능숙하게 몰며 밭을 갈아 출연진과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구하라는 “농기계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방송을 통해 대국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 중이다”며 “실기도 어렵지만 필기시험이 더 걱정이다”고 한숨 쉬었다.


쉬는시간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다를 떠는 'G7' .   구하라가 능숙한 솜씨로 트렉터를 몰고 있다.
◇‘G7’ 쉬는 시간이 궁금해

인터넷 게시판 등을 보면 많은 시청자들이 G7이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한다. 기자도 “인기 걸그룹 멤버들인데 각자 차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겠지”란 예상을 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가 버렸다.

촬영 중간 쉬는 시간이 되자 멤버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친 자매들처럼 서로를 챙기며 안부를 묻고 서로에게 조언을 해줬다. 대화의 주제는 해외활동, 학교생활 등 다양했다.

선화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땀 흘리고 하면서 더없이 친한 사이가 됐다”며 “요즘에는 한 팀의 멤버들보다 더 친밀감이 든다”며 웃었다.

올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부에 입학한 새내기 유리는 방송이 없을 때는 학교에 나가며 학업을 챙긴단다. 그는 “방송과 학교생활 둘 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한번 이곳에 와 일할 때는 힘들지만 평소 못해본 경험들을 해보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태국으로 해외투어를 다녀온 구하라는 “태국에서 카라의 인기 못지않게 ‘청춘불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며 “‘G7’뿐만 아니라 김신영 김태우 등 진행자들에게도 관심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현지의 반응을 전했다.

곁에 있던 현아도 “얼마 전 태국 공연을 다녀왔는데 정말 ‘청춘불패’를 알고 있다. 심지어 공연할 때 ‘청춘불패’ 팻말을 들고 온 경우도 있었다”고 거들었다.


출연진들이 '아이돌촌' 표지판을 세우고 있다.            군인들이 표지판 설치를 도와주고 있다.
◇“군인·주민·팬들과 함께 해요”

촬영현장이 강원도라 주변에는 군부대도 많다. 특히 이날은 촬영장 근처에서 군인들이 주변 환경미화에 열중이었다.

마침 표지판을 세우기 위해 삽질에 열중이던 김신영과 G7은 군인들에게 SOS를 요청했다. 김신영은 “G7 멤버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냐”며 “삽질을 도와주면 악수를 시켜주겠다”고 하자 군인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멤버를 외치며 한걸음에 달려와 G7을 도왔다.

촬영장에는 소녀시대 써니의 팬이라는 이정훈(28·이천)씨도 있었다. 3개월째 촬영장에 나타나 조용히 응원을 하고 있는 그는 “수요일이면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으로 향한다”며 웃음지었다.

방송을 통해 유명인사가 된 이장님과 로드리도 손녀 뻘인 G7을 반기며 “농사짓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좋다”며 “‘청춘불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유치리를 찾고 있다.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청춘불패'의 명사 로드리와 왕유치(강아지).          '군민 며느리' 유리가 가꾸고 있는 상추밭.
◇‘청춘불패’ 통해 지역경제 이바지

이곳은 기획의도에 맞춰 주말 등에는 촬영장소를 일반인들에 공개해 관광수익 등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향후 아이들에게 ‘자연학습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말농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재배한 고추 상추 등을 시장에 내다팔고, 직접 담은 고추장 된장 등을 시청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또 19일에는 홈페이지에서 접수해 선발한 시청자들과 함께 모심기에 나설 예정이다.

제작진은 “주말에는 300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며 “청춘불패가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시청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문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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