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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스마트폰, 대한민국을 바꾸다

[스페셜리포트]스마트폰, 대한민국을 바꾸다

기사승인 2010. 05. 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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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요즘들어 각종 언론 매체는 물론 인터넷 상에서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 각 당 국회의원들이 단체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거나 각계각층 유명 인사들의 스마트폰 활용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나 연예인 구준엽씨, 드라마 작가 김수현씨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심지어 강남 주부들은 강북 주부들 보다 스마트폰 구입 비중이 높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유행과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인식이 형성된 듯하다.

그러나 막상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스마트폰은 약 150만여대. 전체 휴대폰 보급율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대한민국은 스마트폰 열풍에 빠져있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20~30대를 중심으로 무선인터넷 붐이 일고 있다. 그동안 비싼 데이터통신료와 단말기 미확보로 꽉 막혀 있었던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시장이 지난해 말 등장한 아이폰을 계기로 봇물 터지듯 열렸다.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의 폐쇄적 유통망과 네트워크 정책을 대폭 개선했고 무선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휴대폰 제조사 역시 좀 더 경쟁력 있는 단말기를 개발하고 출시에 나섰다. 모바일 게임 등 콘텐츠 산업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고,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도 한창이다. 이렇듯 스마트폰이 만들어 낸 통신문화가 우리나라의 총체적 산업 발전을 유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가고 있다.

◇통신시장의 변화, “폐쇄에서 개방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해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는 바로 통신시장이다. 이동통신 가입자부터 콘텐츠, 단말기, 네트워크망까지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운영해 왔던 통신사들은 이제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 제공, 무선네트워크 개방, 무료 와이파이(무선랜) 제공 등 개방형 환경으로 180도 돌아섰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의 활성화가 늦어진 주된 이유가 바로 폐쇄적인 국내 통신사의 유통구조와 네트워크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일이다. 어쨌든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는 지난해 말 시작된 KT와 SK텔레콤 간 스마트폰 경쟁이 촉발했다. 이를 계기로 통신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존 음성통화 위주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데이터통신료를 획기적으로 낮춘 KT는 아이폰 출시 5개월여 만에 6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무선인터넷 선도기업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T는 음성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ARPU 상승 등으로 무선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8.1% 성장했다. 특히 무선데이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6%의 큰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는 데이터 ARPU가 전년동기 대비 15.1%나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폰 가입자의 1분기 평균 ARPU는 4만9611원으로 전체 평균 ARPU인 3만1227원 대비 59%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역시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2분기에만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국내 저변확대를 이끄는 동시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인 T스토어 에 대한 전폭적 투자로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핵심요소인 콘텐츠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비해 통신사들의 무선인터넷 투자도 늘고 있다. KT는 올 연말까지 전국에 있는 와이파이(무선랜) 지역을 기존의 2배인 2만700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SK텔레콤 또한 연내 무료 와이파이 지역 1만곳을 구축한다고 밝혀 우리나라가 모바일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 경쟁력 확보에 ‘채찍질’

아이폰으로 확산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세계 2, 3위의 휴대폰 업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스마트폰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이제 휴대폰 업계에서 스마트폰 경쟁력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제조사의 기술 경쟁력은 물론 차세대 시장 점유율 확보 차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오는 2013년까지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43%가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비롯해, 최근 전세계 휴대폰 업체의 1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살펴보면 변방 사업자에 지나지 않았던 대만의 HTC는 안드로이드폰의 성공으로 무려 1억7400만 달러(한화 약 19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LG전자(277억원)를 훌쩍 뛰어 넘었다. 애플, 림, HTC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영업이익률에서는 삼성과 노키아를 뛰어 넘어 1~3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이폰 국내 출시로 국산 스마트폰이 디자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확보 등에 확실한 열세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을 접해 본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이 애플 보다 못하다"라는 지적과 함께 "머지 않아 아이폰을 뛰어넘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얼마 전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직후 "우선 아이폰 수준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에따라 삼성이 그동안 추진해 오던 스마트폰 전략이 한층 두터워졌으며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글로벌 전략폰이자 아이폰의 대항마인 갤럭시 와 자체 모바일 플랫폼 바다 기반의 웨이브 폰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도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대중화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팬택계열 및 SK텔레시스 같은 후발주자도 올해 고사양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전략 보강에 나서는 등 휴대폰 강국의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 구축... 업무 환경 바뀌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으로 기업의 업무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에서도 기존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최근 다양한 기업에 도입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는 과거 재택근무나 원격근무의 개념이 아니라 사내통신망(인트라넷)을 스마트폰까지 확장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할 수 있는 손안의 사무실 구현 개념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트라넷에서 이용하는 이메일, 전자결재, 게시판, 일정, 주소록관리, 임직원 조회와 같은 서비스를 비롯해 업무 프로세스 관리와 영상회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우리은행은 전국의 영업점을 영상회의 체제로 연결했고, 대우·현대·포스코건설 등 건설업체는 본사와 건설현장, 협력업체를 연결하는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위해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아산병원에서도 의사가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의 전자건강기록을 실시간 확인하도록 활용에 나섰고, 기타 조선소, 지하철, 자동차,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모바일 오피스 구축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소비자 이용패턴 변화, ‘신 통신문화 발현’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의 통신문화를 들 수 있다. 기존에도 인터넷, 게임, DMB시청, 음악 등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지만 스마트폰 파급효과는 이 정도 수준으로 그치지 않는다. 컴퓨터 운영체제(OS)가 탑재된 미니 컴퓨터인 만큼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들을 사용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졌다.

또한 저렴한 데이터통신료 정착으로 무선인터넷 이용이 늘면서 여행 및 요식업과의 연계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모바일 영화예매, 날씨 확인, 주식정보, 실시간 교통정보 검색, 내 주위 맛집 보기나 증강현실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 등 모바일 라이프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가는 중이다. 스마트폰용 전자책이나 교육 서비스도 각광 받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다.

또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활성화되면서 메신저나 트위터와 같은 SNS로 실시간 댓글 달기 등 모바일 토론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폰이 우리나라 사회 및 산업 전반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면서 정부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2의 IT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선인터넷 활성화 종합계획 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1조506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민 전체적으로 3조648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2535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통해 의료, 유통, 교육 등 사회전반의 혁신을 지원해 우리나라가 모바일 서비스 강국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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