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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2탄]“32세 때부터 대를 이어 검사 스폰서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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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기자

승인 : 2010. 06. 09. 00:19

어느 범방위원 “인생의 방패막이 된다는 부친 조언에…”
[아시아투데이=최석진 기자] “룸살롱 한번에 보통 400~500만원은 기본이죠. 1차, 2차, 3차까지면 하루에 1000~2000만원은 깨집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데리고 와 담당검사에게 접대를 하는 경우까지 봤습니다.”

검찰 스폰서의 실체를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던 MBC ‘PD수첩’이 8일 ‘검사와 스폰서’ 2탄을 통해 다시 한번 검찰의 스폰서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도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는 1탄에 방영됐던 제보자 정모씨가 아닌 또다른 스폰서들의 구체적 사례가 방영됐고, 검사뿐만 아니라 검찰 감찰계장 등 검찰 일반직에까지 스폰서 문화가 뿌리깊게 확산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도에서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했다는 강진우(가명)씨는 “아버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으면서 아버지가 역임했던 선도위원까지 물려받았다”며 “내가 32살인데 왜 나이많으신 분들과 그걸 해야 되냐고 물었더니 부친께서 ‘인생에서나 사업하는데 큰 방패막이가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또 “범방위원이라는 게 검사와 골프 치고 식사와 술 접대하는 것이 역할이었다”며 “일주일에 적어도 200~300만원은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제주지청 검사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제주도로 휴가 내려온 검사도 접대 대상이었다”며 “검사가 부탁을 하는데...접대 해야 겠다고, 골프도 식사도 해야겠다고...그럼 거절할 수가 없다”고 폭로했다.

검사와 술자리를 수차례 가졌다는 한 여종업원은 “검사는 조건이 없어요. 일단 인사하라 그러면 옷부터 다 벗어야 했어요”라며 “제주도에서는 원래 인사자체가 그런 식이었어요”라고 진술했다.

현재 모 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모씨는 “범방위가 지금처럼 돈많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된다”며 “교육계 원로나 사회단체 관계자, 장애인 단체 관계자 등 경륜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스스로를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현재 범죄예방위원 전국연합회 회장단 현황을 보면 57명 중 47명이 사업가로 나타났으며 검찰이 회장단의 인선에 직접 관여한다는 진술도 나왔다.

한편, 검사가 아닌 검찰 일반직원들의 스폰서 관계의 실체도 드러났다.

모 하도급업체 사장 정모씨는 “모 지청 검찰계장 김모씨는 3차례의 해외 골프 여행을 포함해 총 86회 접대를 받았고 그 중 15차례는 성 접대까지 받았다”며 자신의 향응일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김씨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현재도 검찰 간부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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