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日미술작품 ‘짝퉁’으로 만들었단 이유로 전시 중단

日미술작품 ‘짝퉁’으로 만들었단 이유로 전시 중단

기사승인 2010. 06. 27. 14:2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일본 미술가 오카모토 미츠히로의 ‘바타몬’ (사진 = 오카모토 미츠히로 작가 제공)

[아시아투데이=공민영 기자]일본에서 전시 중이던 미술 작품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의 요청으로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고베(神戸) 시립패션미술관에 전시됐던 미술가 오카모토 미츠히로(岡本光博.42)의 작품 '바타몬'(バッタもん)이 루이비통사의 요구로 지난 5월7일 철거됐다.

신문은 오카모토씨가 '짝퉁'(가짜)이 범람하는 현대 사회를 주제로 만든 이 작품에 대해 루이비통은 작품을 만든 소재가 복제품이기 때문에 전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바타몬'은 메뚜기 모양을 한 크기 40cm 정도의 입체 작품으로 루이비통과 샤넬, 구찌, 펜디, 코치 등 5개 명품브랜드의 로고와 무늬를 이용한 9개의 개별 작품으로 구성됐다. '바타몬'은 짝퉁을 의미하는 일본 속어로 '바타'는 일본어로 메뚜기를 뜻하기도 한다.

4월15일부터 시작된 '패션기담'전에 출품됐던 '바타몬'은 루이비통 외에 다른 브랜드의 것 까지 9개 작품이 모두 철거되는 신세를 맞았다.

고베패션미술관은 루이비통이 5월6일 미술관과 오카모토씨에게 문서를 보내 이 작품이 상표권을 침해하는 카피제품으로 만들어져 "위조품 판매라고 하는 범죄행위를 긍정적으로 묘사한다"며 전시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이튿날 전시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미술관의 쿠보리 요지(久保利洋二) 사무장은 "전시 자체는 상표권 침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기업과 싸워가면서 전시를 계속하는 것은 본의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루이비통의 지적에 대해 오카모토씨는 "(예술작품을) 영리 목적의 복제품과 같은 선상에서 논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작품은 대량소비 사회에서 원본과 사본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라며 작품에 사용한 소재가 복제품인지 진품인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한편, 신문은 '바타몬'과 관련한 취재요청에 대해 루이비통이 "이 건의 취재는 응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