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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W ‘맏형’기업들 줄줄이 휘청… 경쟁력 약화 우려

국내 SW ‘맏형’기업들 줄줄이 휘청… 경쟁력 약화 우려

기사승인 2010. 07. 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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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만 기자]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티맥스소프트의 워크아웃에 이어 한글과컴퓨터의 매각 추진, 핸디소프트의 횡령 혐의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 SW기업들의 불안한 외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국내 SW업계에서 ‘맏형’ 역할을 하던 이들 간판 기업마저 불안정한 경영 환경으로 내몰리면서 국내 SW산업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협업 솔루션 분야의 선도업체인 핸디소프트는 최근 회사 관계자의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핸디소프트 관계자는 “횡령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통한 검찰의 조사가 있었으나 현재까지 관련 혐의에 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KP(기업지식포털)와 업무프로세서관리(BPM) 등에서 시장을 리드해 온 핸디소프트는 최근엔 모바일, u-시티, 보안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지난해 4월 SW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오리엔탈리소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실버타운, 광산업에도 진출했다.
 
2009년 매출 169억원, 영업손실 5억원, 당기순손실 58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금융권 부채 538억원을 상환해 무차입 경영으로 흑자전환을 다짐했으나 검찰의 횡령 조사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졌다.

‘티맥스 윈도’로 MS의 아성에 도전한 티맥스는 결국 무리한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혀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을 신청하는 신세가 됐다.

미들웨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스템 통합(SI) 사업 진출, 토종 OS 개발 등의 잇따른 실패로 자금 압박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매출 802억원, 영업손실 314억원, 당기순손실 678억원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 현재 부채규모는 152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일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티맥스소프트는 3개월의 정밀 실사를 거쳐 경영권 문제, 구조조정, 감자 등 기업개선작업의 추진으로 회생의 승부수를 던진다.

‘국민 SW 기업’으로 불리던 한글과 컴퓨터는 또다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990년 창립 이후 8번이나 대주주가 바뀌었으니 M&A가 ‘연중행사’처럼 이뤄지는 실정이다. 셀런에이치가 보유한 한컴 지분 28%에 대해 보안업체 SGA, 소프트웨어업체 소프트포럼 등 10여개사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활발한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은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약 18%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487억원, 영업이익 152억원 등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모바일 오피스 경쟁력도 최근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6월 셀런에 인수된지 1년여 만에 다시 매각절차를 밟는 처지가 됐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SW 기업들이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SW 비즈니스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불안정한 환경 탓에 오히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구조가 하드웨어와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데다 불법 복제가 만연해 국내 SW 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다”며 “이처럼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게 되면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SW 업계에 진출하려는 우수 인력 또한 줄어들게 돼 다시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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