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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용광로 청년의 죽음, 남 얘기가 아니다

[기자의눈] 용광로 청년의 죽음, 남 얘기가 아니다

기사승인 2010. 09. 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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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류정민 기자] 지난 7일 29살의 한 청년이 용광로에 빠져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여느 산업재해처럼 짤막한 사건사고 기사로 전해졌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금방 사라지는가 싶었다.

지난 3년간 통계에 따르면 산업재해는 하루 평균 259명이 다치거나 질병을 앓고 이중 6.4명이 숨지는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덜한 것 같다. ‘늘 발생하는 일’로 치부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부 노동자들의 일'이라는 사회적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이 산업재해 담당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의 얘기다.

하지만 청년이 용광로에 빠진 이번 사건은 좀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기사를 접한 한 네티즌이 자신의 트위터에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추모시를 올렸고 온라인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며 애도의 답글이 달리고 노동계의 재발 방지 촉구가 이어졌다.

올해 7월 부처명을 바꾼 고용노동부는 고용창출과 노사관계선진화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는 산업재해야말로 고용노동부가 시급히 개선책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업재해자수는 2007년 9만147명, 2008년 9만5806명, 2009년에는 9만7821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사망한 사람들만 해도 2007년 2406명, 2008년 2422명, 2009년 2181명으로 3년 간 7009명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1028명(사고 590명, 질병438명)이 산재로 유명을 달리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번 용광로 청년 사건에 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박 장관은 추석 연휴 전 간부회의에서 선진국이 되려면 안전문제 만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한다.

산업현장에서 사라져간 청년의 죽음보다 4억 명품녀의 진실공방에 밀려 온라인 뉴스가 더 주목받는 세태가 안타깝다는 네티즌의 푸념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아버지, 형제, 자매가 산업재해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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