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단체 공익사업 지원은 사회적 비용 최소화 측면에서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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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태(71)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삶과 밀접한 일에서 차별받거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면 그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화두인 공정사회와 관련, “공정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보편타당한 공정성은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구축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특히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노동의 가치와 이슈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노사정간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노사관계가 전환점에 놓여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보십니까.
한국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치와 이슈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는 매우 특별한 국가입니다. 서유럽 사회가 100~200년 동안 겪은 산업화를 우리는 반세기에 걸쳐 빠르게 겪었습니다. 때문에 노동자의 인권부터 노사 상생협력까지 다양한 가치를 내세우는 노사당사자가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압축 경제성장의 결과로 어찌보면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적어도 우리사회에 있어서는 협력적 노사관계도 중요하지만 노동 기본권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타임오프제도와 관련해 노사 자율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고용부에서는 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제도 시행이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개정을 논의 한다는 것은 제도의 안착보다는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정 기간 이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역적 분포, 교대제 등 사업장 특성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결정한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습니다. 노사정이 원한다면 노사정위원회에서 시행상황 점검을 위한 실태조사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급단체 파견전임자 임금문제와 관련해 경영계의 기금조성에 의한 사업지원 외에는 대안은 없는지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에는 실행과정의 출구전략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급단체의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인 비용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국가 차원의 중요한 의제를 논의할 때 노총은 노동계 대표로서 매우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전임자 임금이 중단되는 어려움 속에 이들이 자립하기 위한 공익적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꽤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노조 스스로 조합비를 올려 전임자 임금을 보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조합원들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느냐인데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노사정위원회의 참여주체 및 논의방식을 다양화할 필요성 또한 언급해오셨는데요.
민주노총이 1999년 탈퇴한 후 공식회의에 계속 불참하고 있고, 상급 노사단체 중심의 참여가 주로 이뤄짐으로써 다양한 업종, 현장 및 비정규직 근로자 등에 대한 대표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위원회 구성, 의제 선정 등이 모두 노사정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구조여서, 적기에 필요한 의제가 논의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참여주체와 논의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대표자 회의나 토론회 등 다양하고 유연한 사회적 대화틀에 참여토록 노력하고 노사가 논의를 원하는 현안 의제들을 발굴하는 등 참여 여건 조성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또 논의 의제에 맞춰 산별노조 대표, 현장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 대표가 참여하도록 대표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고령자와 청년층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갈등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선진국은 차별 금지 정책에 종교, 성별, 인종, 지역은 물론 세대도 한 항목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적인 차별은 덜한 편입니다. 또 성차별, 지역차별은 개선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연령, 세대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정리해고도 제일 객관적 기준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나이입니다. 특히 공공부분에 있어서는 일자리를 두고 세대간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성과주의를 통한 인사를 실시토록 하고 세대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논의의 장과 사회적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연봉제 도입 후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개별적 노사관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연봉제가 조합원의 결속력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노조가 연봉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이미 집단에서 개별적 노사관계로의 전환이 상당히 진행됐습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집단 노사관계 관련 학과를 개별 노사관계로 바꿀 정도입니다. 노사관계라는 말을 고용관계가 대체해 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선진국 역시 무조건 개별적 노사관계로의 전환이 무조건 옳다고는 여기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별적 노사관계가 확산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있기도 합니다.
-대체 휴일제 도입은 어떻게 보십니까.
대체 휴일제는 근로자의 삶의 질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오전 8시에 작업을 개시하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보지만 우리나라는 정문출입부터 작업시간으로 봅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일을 밀도 있고 집중력 있게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러한 시스템이 덜 갖춰져 있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충분한 논의 없이 휴일제 도입을 법제화 한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입니까.
공정한 노동시장, 노사관계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공공재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만약 지하철 노사가 담합해 임금을 인상하고 인상분만큼 요금을 올린다면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볼 것입니다. 이 때 정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노사관계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노사정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노동시장에서 만큼은 공급자인 근로자가 수요자인 사측보다 불리한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노동 상품의 원가는 곧 생계비인데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공정한 거래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사용자에 대응한 힘을 부여하기 위해서 노동3권도 법으로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노사관계는 과거 투쟁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으며 갈등, 협력 단계를 거쳐 왔습니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선진국 도약을 위한 신협력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신협력이란 노사 당사자 뿐만 아니라 정부, 시민사회단체가 노사관계발전을 함께 논의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사회발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의의 장이 곧 노사정위원회입니다. 노사정 위원회는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경제위기 때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고 과거 대립적 노사문화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합 협력적 노사문화로 변화하는 계기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노사정간 협력 구심체로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대담 = 양승진 사회부장
정리 = 류정민 기자, 사진 이병화 기자
[최종태 위원장은...]
1992년 한국노사관계학회 회장
1995∼1997년 서울대 경영대학장
1998년 한국경영학회 회장
1999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현)
2000년 서울대 교수협의회장
2002년 서울시노사정모델협의회 위원장(현)
2003년 서울대 노사관계연구소장
2003∼2009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2005년 서울대 명예교수(현)
2010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장관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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