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이브 광장 모습. |
6일 오후 5시 여의도역. 가든파이브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30정거장이나 지나야 했다. 그나마 여의도 역이 5호선이라 한번만 갈아타는 게 다행이라고 감사할 정도 였다. 장지역은 8호선 구간에 있다.
도심에서 지하철로 한번도 안 갈아타고 갈 수는 없다. 그나마 8호선과 겹치는 노선은 2·3·5호선. 서울 중심부를 가르는 지하철 1~4호선 등 나머지 노선을 이용하면 최소한 2번은 갈아타야한다. 원정쇼핑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퇴근시간 즈음에 지하철을 이용한 탓일까. 여의도역에서 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까지 22정거장을 지나는 1시간 내내 서서 있었다. 8호선에 옮겨탔지만 빈자리는 없다. 8정거장을 더 간 다음 겨우 장지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몇 안 된다.
6일 오후 7시 가든파이브 리빙관 6층 의류매장. 공식 폐점 시각이 10시지만 7시만 되면 점주 대부분은 가게를 정리한다. |
리빙관 바로 옆에 있는 킴스클럽은 리빙관에 비하면 별천지다. 매장은 상품들로 꽉꽉 들어찼다.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드문드문 손님이 지나간다. 바로 위층에는 식당가가 있다. 떡볶이·오뎅 등 분식부터 시작해서 한식`중식`양식은 물론 카페까지 있다. 손님이 꽤 있었다.
바로 옆 리빙관 10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리빙관 10층 전문식당가에는 단 1개 식당밖에 없다. 그것도 일반 쇼핑객들을 위한 식당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인테리어 작업을 하러 온 인부들을 위한 '함바집' 류의 식당이다.
6일 저녁 가든파이브 리빙관 10층 전문식당가. 상점은 단 1곳에 들어섰다. |
사실 장지역에서 5정거장 떨어진 잠실에 사는 사람만 해도 가든파이브에 올 이유가 거의 없어진다.
잠실에 이미 롯데백화점부터 시작해서 마트들도 여럿 있기 때문이다. 몇 정거장만 더 가면 코엑스몰도 나온다.
동대문시장도 지하철로 바로 갈 수 있어 가는데 번거롭지 않다. 한국 최대의 대형유통상가 가든파이브. 현재 주변 사람들만 드나드는 ‘개미상가’에 머무르고 있다.
6일 저녁 가든파이브 내 킴스클럽 2층 푸드코트. 인근 지역에서 가족끼리 쇼핑을 나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
SH공사는 청계천 상인 이주를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분양률 높이기에 매진했다. 공사는 분양률을 한번에 높일 수 있는 대형 유통업체를 유치했다. NC백화점과 킴스클럽이 들어섰다.
아직 주변 동네상권을 위협 할 만큼 손님이 드나드는 단계는 아니다. 몇 달 안 지나면 이마트까지 들어온다. 킴스클럽과 경쟁이 붙어 마트 간 각종 홍보전을 시작하면 주변 상권을 먹어치울 수 있다.
장지역 주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모 씨는 “(가든파이브 내 킴스클럽 때문에) 손님이 줄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마트까지 들러오면 주변 상인들이 힘들어지지 않겠나”며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