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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불편鐵’ 9호선 “적자” 주장…시민들만 골탕

*[르포]‘불편鐵’ 9호선 “적자” 주장…시민들만 골탕

기사승인 2011. 04. 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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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배차간격, 짧은 차량, 복잡한 환승구…"수익은 절대 비밀"
민자 사업으로 운영 중인 서울 지하철 9호선의 흑석역. 열차가 도착하자 탑승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9호선은 열차 객량수가 적어 출퇴근 시간에는 자칫하다가는 열차에 올라타지도 못한다.                                        
[아시아투데이=신현우 기자] 서울시내 첫 민자 철도인 지하철 9호선의 이용객이 지난해 9월 1억명을 돌파한 가운데 개통 초부터 거론돼 온 이용객들의 각종 불편사항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서울9호선운영(주)에 따르면 2009년 7월 24일 개통한 9호선 이용객이 지난해 9월 1억명을 돌파했으며 하루 평균 24만2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9호선은 1단계로 개화역과 신논현역의 27㎞ 구간을 완행과 급행열차로 운행 중이다. 총 25개 역 가운데 급행 정차역은 9개 역, 환승 정차역은 6개 역이 있다.
 
1단계 사업에 포함된 마곡나루역은 공사 완료 상태이지만 마곡나루 개발 계획 수정으로 운행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9호선 총 공사비 3조4600억원 중 5448억원을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등민간부문이 투자하는 대신 개통 초기 5년간 예상 운임수입의 90%, 6~10년은 80%, 11~15년은 70%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실제 수입이 예상 기준에 못 미칠 때에는 서울시에서 부족분을 보전해준다는 의미다.

서울시가 이런 계약을 맺은 것은 9호선의 예상 수익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했다는 뜻이지만, 결과적으로 시의 예측은 빗나갔다.

서울시는 운영업체에 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운임수입 보장액 미달분 142억7000만원을 시민들의 혈세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상한 것은 9호선 운영사는 "수익과 관련된 정보는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하철 9호선은 BTO (건설-이전-운영) 방식의 사업으로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지만 30년간의 운영권을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에 일임해 그 기간에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9호선 지하철의 위탁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주)는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베올리아 앙비론느망’의 자회사인 ‘베올리아 트랜스포’(80%)와 현대로템(20%)이 출자해 설립했다.

9호선 운영 현황에 대해 서울9호선운영(주)의 한 관계자는 “운영 현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며 “특히 수입과 직결하는 부분은 절대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9호선은 운임수입 보장 외에도 5년간 열차 구매비용을 서울시가 지급한다는 협약 내용을 봐도 개통 초기부터 문제가 됐던 배차 간격, 편성 당 차량이 적음에 따른 수송인원 부족현상 등에 대해 '나몰라라'식의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 9호선 내부.
4량이 1편성으로 운행 중인 9호선의 1편성 간 배차간격은 급행의 경우 출·퇴근 시 기준 12분, 단일기준 20분이다.
 
완행 운행간격은 출·퇴근 시 4.5~5분, 단일기준 6.7분이다. 하루 운행 횟수는 편도기준으로 평일 366회, 휴일 328회다.

박정수 동양대학교 교수는 9호선 운영 문제에 대해 “9호선은 개통 전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문제의 요인”이라며 “현재의 4량 1편성은 최소한 6량 1편성으로 늘려서 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편을 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운영사가 시민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수요 예측에 따라 기존 지하철의 절반인 4량은 붙여 한 대로 운영하는 9호선은 출·퇴근 이용 시 혼잡한 객차 환경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평소 9호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강혜선(25·학생)씨는 “9호선은 다른 지하철과 다르게 수송인원이 적기 때문에 항상 혼잡하다”며 “혼잡을 틈타 불쾌한 신체 접촉을 당해 굉장히 치욕스러운 적도 있었지만 지금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타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수송인원 문제, 환승 게이트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9호선은 시민을 위한 것보다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운행되는 듯 싶다”고 말했다.

9호선 노량진역에 설치된 환승 게이트 설명 약도.
   
9호선은 민자 사업이라는 특성상 수익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환승 게이트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운임 배분 및 통행량 분석 목적에 사용되므로 추가 요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민들은 게이트 이용하면서 출퇴근시간 러시아워 때는 이로인해 겪는 불편함이 크다.

9호선 환승 구간은 총 6개 역으로 김포공항(5호선), 당산(2호선), 여의도(5호선), 노량진(1호선), 동작(4호선), 고속버스터미널(3·7호선) 등 6곳이다.

서울시 도시철도국 설계부의 한 관계자는 노량진 환승 문제 해결에 대해 “환승이 불편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환승 게이트가 포함된 노량진 민자 역사 건설 계획에 차질이 생겨 문제 해결이 지연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환승 게이트 설치를 위한 민자 역사 시공에 대해 그는 “현재 민자 역사 설계를 끝내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공하기로 했다”며 “시공 일정에 대한 것은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7조원의 비용을 지급해 코레일이 인수한 인천공항철도 고속철은 대표적인 민영화 실패 사례로 꼽힌다.

사업 조건은 민자기업이 총 4조999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07년 3월 1단계 구간(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 2010년 12월 2단계 구간(김포공항~서울역)을 개통 후 운영기간 30년 동안 예측수요가 90% 미달하면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 주는 것이었다.

개통 후 실제 이용객이 수요예측의 1/10조차 들지 않아 만성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정부는 2007년에 1040억원, 2008년엔 1666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후 10조원 규모의 건설부채를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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