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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신은 여자’의 좌충우돌 유쾌한 여행

*‘바람구두 신은 여자’의 좌충우돌 유쾌한 여행

기사승인 2011. 05. 0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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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만나다] 사바이 인도차이나 여행작가 정숙영
주진 기자] “배낭을 메고 길 위에 딱 섰을 때 그 설렘, 마치 내가 살아있다는 실감이랄까요? 숨통이 팍 트이는 것이 평생 앓아온 영혼의 축농증이 순식간에 낫는 기분이죠. 앞으로도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는 것, 그게 제 유일한 행복이자 늘 변치 않은 꿈이에요.”

지난 4월 인도차이나 좌충우돌 여행기 <사바이 인도차이나>를 출간한 여행작가 겸 번역가인 정숙영씨를 9일 서울 혜화동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쿨한 인생 이야기, 종횡무진 무대책 여행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의 걸죽한 입담 덕분에 2시간 여 인터뷰 시간은 정말 유쾌했다.

 정숙영 작가는 일과 휴식을 함께하는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아이디어로 내놨다. 
 (blog.naver.com/mickeynox/ 정숙영 블로그)
   
그는 자천타천 자타공인 ‘생계형 배낭여행작가’다.

몸은 스멀스멀 근질거리는데, 돈 좀 벌겠다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앉아 원고나 뒤적거리고 있자니 숨이 턱턱 막혔다. ‘일을 벗어날 수 없다면 공간만이라도 벗어나자.’ 그렇게 생각해낸 대안이 ‘일 싸 짊어지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는 결국 본격적인 ‘놀며 일하기’를 실천하기 위해 번역 일감을 들고 인도차이나 반도 나라들의 오지 마을을 찾아 다녔다.

<사바이 인도차이나>는 2009년 여름 3개월간, 인도차이나 반도의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네 나라를 오가며 쓴 좌충우돌 여행기다.

그는 이후 6개월간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거주했고, 지금은 태국 치앙마이, 캄보디아 씨엠립 등지에서 반(半) 교민 대접을 받고 있다.

그는 얼떨결에 여행작가가 됐다고 했다.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졸업 후 몇 년간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 2002년 스물여덟 살에 떠난 유럽 첫 배낭여행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평생 혼자 여행 하면서 낯선 곳, 낯선 사람들, 낯선 체험들로 삶을 채워가며 그렇게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2002, 2003년 두 번의 유럽 여행에서 생긴 자잘하고 유쾌한 실수담을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한 게 삽시간에 입소문을 타고 ‘빵’ 터졌다.

이를 계기로 여행 전문기자가 됐고, 이후 유럽을 들락거리며 쓴 ‘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무대책 낙천주의자의 무규칙 유럽여행’, ‘런던 내비게이션’과 일본에 푹 빠져 ‘도쿄만담’, ‘도쿄 내비게이션’ 등 다수의 여행가이드북을 펴내면서 어엿한 여행작가가 됐다.

그는 여행작가를 꿈꾸는 20대 청춘들에게 “여행작가라는 직업을 막연히 낭만적으로만 여기는데, 생각보다 감수해야 할 것이 많다”고 조언했다.

여행을 위해선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데, 직업상 수입이 부정기적이고, 액수도 적은 편이어서 다른 일을 병행하지 않으면 여행비용은 물론 생계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쓰기 역량, 사진 기술, 외국어는 기본이고, 여행하는 나라에 대한 역사, 문화 등 방대한 지식과 안목이 갖춰져야 한다. 그는 런던가이드북을 쓸 때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대해 샅샅이 공부했고, 앙코르와트 가이드북을 쓸 때는 캄보디아 역사 공부를 한 뒤 글을 썼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여행작가에겐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도, 배낭 메고 걷는 것도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하고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는 3남매 중 맏딸인데다 어느덧 나이도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결혼’만큼은 ‘NO! 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과 삶의 방식에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갇힌 직장인이 싫어 월급 주겠다는 회사도 거부했는데, 돈도 안주는데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결혼·가족제도에 왜 내 인생을 걸어야 하느냐면서 그는 손사래를 쳤다. 여행가고 싶으면 언제든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면 그뿐이란다.

“번역서랑 몇 권 여행가이드북이 걸려있어서 올 여름까지는 집에 있으려고 하는데, 장담은 못해요. 혹시 알아요? 당장 내일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 인도나 인도차이나 오지 마을 어디쯤에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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