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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업체, 지방으로 가는 까닭은?

*인터넷업체, 지방으로 가는 까닭은?

기사승인 2011. 05. 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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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기자]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의 인터넷 업체를 중심으로 사업 거점을 분산 배치하거나 해외로 이전시키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믹시(mixi)는 최근 정보를 처리하는 메인 데이터 센터를 지방으로 분산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 개발업체인 디엔에이(DeNA)도 사업 거점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올 여름 예상되는 전력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지진과 쓰나미 등 재난 상황에서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의 사업 확장과 인재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SNS 사이트인 믹시(mixi).
◆ SNS, 지방으로 업무 분산

SNS업체들은 재난에 대비해 거점을 분산시키고 있다. 믹시는 현재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데이터 센터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1억엔(약 150억원)으로 책정한 시스템 관련 비용을 내년 3월기까지 최대 20% 이상 늘릴 방침이다.

야후 재팬와 함께 게임 포털 사이트 '모바게'를 운영하는 디엔에이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또 다른 SNS업체인 '그리(GREE)'는 사업 거점을 국내가 아닌 해외로 옮기거나 분산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들이 이런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우선 인터넷 서비스가 이미 생활 기반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대형 SNS 3개사의 올 3월말 현재 회원수는 약 7557만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4% 증가했다. 정보 교환이나 게임을 이용하는 회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지진 재해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네티즌들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각 업체들은 이용자 급증에 따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올 여름 예상되는 전략난을 해소할 수 있는 데다 지진, 쓰나미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분산,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인 카카쿠닷컴은 올 9월까지 도쿄전력 관할 외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신설한다.

이로 인한 서버 보수 비용 증가로 올 상반기 영업 이익이 지난해보다 5% 포인트 하락할 전망이지만 다나카 미노루 카카쿠닷컴 사장은 "전력난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야후 재팬이나 라쿠텐 등도 지방으로 거점을 옮기고 분산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 클라우드 컴퓨팅 각광

   
이들 업체들의 또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다.

자체 서버가 필요 없고 데이터 분산도 가능해 대지진 이후 재해 대비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관련 업체들도 앞으로의 수요에 대비해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IBM은 업무 관리 시스템과 데이터 베이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방송 업계와의 클라우드 구축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후지TV 자회사, 니시니혼TV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를 설립했다. IBM은 이를 통해 프로그램과 광고 편성용 시스템이나 사내 정보 공유 시스템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마이크로 소프트(MS)는 올해 안으로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시험 서비스인 오피스365를 출시하고 메일이나 일정 관리, 문서 작성, 화상 회의 등 각종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MS 관계자는 이 서비스에 대해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에 보관할 수 있고 문서 공동 작업이나 재택 근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를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 각 지역의 데이터 센터에서 보관하고 있어 재난 상황에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 신축 건물 임대료 비싸져

한편 대지진 이후 신축 건물의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형 부동산업체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도쿄 도심의 신축 건물 임대료는 지진 이후 2개월 만에 약 1% 상승한 반면 1년 이상 지난 건물 임대료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대지진을 계기로 내진성 및 방재 설비 등 사무실의 안전을 중시하는 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4월말 현재 도쿄 5개구(치요다구, 중앙구, 미나토구, 신주쿠, 시부야구) 신축 건물의 평균 임대료는 3.3 ㎡당 2만3578엔(약 32만원)으로 연초까지 약세였지만 대지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사카의 신축 건물 임대료도 1만5166엔(약 20만원)으로 지난해 11월보다 16%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입주 업체들이 신축 건물을 선호하는 데다 도심 재개발로 임대료가 비싼 물건이 공급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반면 건설 후 1년 이상이 경과한 건물의 지난달 평균 임대료는 1만7281엔(약 23만원)으로 연초보다 1% 하락했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노후한 고층 건물에 입주한 업체들의 이전 요구가 가장 많았다"고 밝히면서 "지진 당일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흔들림이 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입주업체를 모집하고 있는 도쿄 미아미아오야마의 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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