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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전귀승(Gt.), 최성우(Ba.), 노승호(Vo.), 하세빈(Gt.), 정의석(Dr.) 사진제공=POEM엔터테인먼트 |
홍대 클럽을 거점으로 활발한 공연 활동을 해온 ‘네미시스(Nemesis)’가 2년만의 공백을 깨고 정규 3집 Part 1 ‘The Piano’의 발매를 결정한 것.
8월 23일에 발매될 이 앨범은 풍부한 화성의 피아노 연주가 부각돼 클래시컬하면서도 질주감 있던 기존의 ‘네미시스’의 곡들보다도 한층 더 감성적이면서 성숙된 모습을 보인다.
‘네미시스’ 멤버 노승호(이하 승호), 하세빈(이하 세빈), 전귀승(이하 귀승), 최성우(이하 성우), 정의석(이하 의석)이 홍대의 한 카페에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새 앨범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앨범 타이틀 ‘THE PIANO’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세빈: 원래 전체적으로 멜로디컬한 음악을 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더 피아노의 풍부한 화성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싶었다. 수록곡 전체를 ‘피아노’라는 단어로 통칭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앨범 타이틀이 됐다.
- 타이틀곡 ‘엔딩 크레딧 (Ending Credit)’은 어떤 곡인가?
세빈: 사랑이 끝났을 때의 느낌을 영화가 끝나서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것에 투영시켰다. 피아노가 전면에 부각되면서도 드럼 비트는 굉장히 빠른 편이다. 가장 ‘네미시스’다운, ‘네미시스’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곡이다.
- 1집 수록곡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비슷한 인상이 있다.
세빈: 그 당시에 만들어 둔 곡이고,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파트 2의 개념이기도 하다. 그동안 묵혀두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한 번 작업을 해봤는데, 모니터해 본 결과 ‘네미시스’의 느낌이 가장 잘 표현됐다고 멤버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타이틀곡으로 선택됐다.
- 앨범 중 특별히 추천하는 곡이나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귀승: ‘꿈을 꾸지 않았으면’이라는 곡. 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나오는 꿈을 꾸다가 새벽 3시쯤에 깼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더라. 그 감정을 살려서 가사를 썼다.
세빈: ‘패러글라이딩’이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다. 기존의 ‘네미시스’ 스타일의 밝은 버전이다. 어쿠스틱 사운드의 밝고 빠르고 경쾌한 곡인데, 제법 새로운 느낌이다. ‘악플’은 콘셉트나 가사의 내용도 마음에 들고, 헤비한 사운드도 잘 나온 것 같다.
- ‘악플’은 가사가 굉장히 직설적이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게 됐나?
세빈: 처음에 곡을 만들 때 강렬한 느낌을 주고자 하였고, 가사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악플이라는 주제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악플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쓰게 됐다.
- ‘네미시스’도 악플에 시달린 경험이 있나?
세빈: 듣는 사람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악플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음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이라면 모르겠는데, 그냥 무조건 싫다는 사람들도 있고. 근거 없는 비난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귀승: 도움이 될 만한 비판적 악플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 이 곡에는 ‘이브(EVE)’의 보컬 김세헌씨가 피쳐링을 했는데.
세빈: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좋아했었고, 음악생활을 하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주시는 고마운 형이다. 제일 친하기도 하고. 이번에도 피쳐링을 부탁하니까 바로 승낙해주셨다. 처음부터 피쳐링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다.
승호: 나도 어릴 때부터 팬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같이 노래를 하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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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하세빈(Gt.), 정의석(Dr.), 노승호(Vo.), 최성우(Ba.), 전귀승(Gt.) 사진제공=POEM엔터테인먼트 |
세빈: 녹음 스케줄 잡았는데. 물난리 때문에 몇 번이나 취소돼서 전체적으로 일정이 좀 늦어졌다. 녹음실 자체는 지인이 하는 곳이라서 편하게 쓸 수 있었지만.
의석: 드럼만 다른 데서 녹음해서 나는 좀 불편했다.
세빈: 의석군이 가장 고생이 많았다.
승호: 녹음하다가 그 자리에서 가사를 바꾸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 곡은 어떤 식으로 쓰는 편인가?
세빈: 일상생활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캐치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날 있었던 일이나 떠오르는 것들을 일기 쓰듯이 피아노로 써두고, 그중에서 괜찮은 걸 골라서 살을 붙인다. 곡을 쓰겠다고 틀어박혀서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는 게 도움이 된다.
귀승: ‘오빠가 잘못했어’는 처음부터 목적을 두고 만들지는 않았다. 별 생각 없이 기분 좋게 만든 곡이었는데 다들 좋아하더라. 성우군이 가사를 써오겠다고 했다.
성우: 듣자마자 가사가 바로 떠올랐다.
- 귀여운 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본인의 경험담 같기도 하고.
성우: 실제 경험담은 절대 아니고, 평소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예를 들어 이 곡의 경우, 남자친구한테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풀어줬으면 좋겠냐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쓴다든지.
세빈: 강하게 부정하는 게 오히려 수상하다.
성우: 정말 아니다. 다 남의 경험담이다.
- ‘네미시스’의 음악은 장르를 구분 짓기가 애매한데,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느낌인가?
세빈: 1, 2집 때는 클래시컬 팝 록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사실 장르란 건 이런 스타일이다, 라고 하는 건데 우리 음악은 딱 정의를 내리긴 어려운 것 같다. 드럼 비트만 들으면 헤비메탈 같은데 피아노는 멜로디컬하고. 고조가 있으니 드라마틱 록이라는 표현도 괜찮을 것 같다.
세빈: 피아노 록도 스타일이 다양하다. 하이브리드니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네오클래식이니 하면서. 그런 건 평론가들이 붙이기 마련인 것 같고, 우린 그냥 통칭해서 피아노 록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 특별히 영향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승호: 각자 취향이 다 다르다.
성우: 음악이라면 다 좋다.
귀승: 힙합을 즐겨 듣는다. ‘카니예웨스트’나, ‘블랙아이드피스’같은.
세빈: ‘정재형’이나 ‘이루마’같은 피아노 음악을 많이 듣는다. 의석군은 스트레이트한 헤비메탈을 많이 듣고. 그런 감성적인 부분과 헤비한 드럼, 기타 사운드가 합쳐지는 게 ‘네미시스’의 음악이다.
- 콘서트 계획은.
세빈: 8월 28일 저녁 6시에 홍대 롤링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을 한다. 전국 투어도 계획 중이다. 방송 출연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현장에서 팬들과 가깝게 만나고 싶기 때문에 홍대 쪽에서 공연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신곡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