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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산천, 무리한 제작일정이 사고 주범

KTX-산천, 무리한 제작일정이 사고 주범

기사승인 2011. 09. 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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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의원, KTX-산천 제작기간 선진국 절반 수준 입증

프랑스․독일 53~75개월, KTX-산천 36개월, 초고속 졸속 제작 강행
짧은 공기에도 61%나 설계변경

[아시아투데이=배문태 기자] 프랑스, 독일, 일본에 이은 세계 4번째 우리 기술의 고속열차인 KTX-산천(山川)이 2010.3월 첫 개통후 57건의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국민들의 자부심이 큰 걱정거리로 바뀌고 있다.

23일 철도공사 국정감사에서는 KTX-산천의 결함 원인이 철도 선진국 고속철에 비해 절반이나 짧은 무리한 제작일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영수 의원은 KTX-산천과 해외고속철의 제작일정을 비교분석한 결과, “해외 고속철은 제작기간이 53~75개월인데 반해, KTX는 36개월에 불과했다”면서, ‘초고속 졸속 제작이 잦은 사고의 주범’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KTX-산천 제작과정에서 31개의 주요부품 중 19개(61.3%) 사양이나 설계변경이 달라지는 등 빈번한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도 확인됐다.

코레일은 입찰공고시부터 KTX-산천의 제작기간을 36개월로 못박고, 기한을 넘길시 지체일에 비례하는 막대한 지체상환금을 요구했다. 실제 제작사는 초기 납품수량에 대해 기일을 지키지 못해 814억원의 지체상환금을 코레일에 지불했다.

지체상환금이 한도액도 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안전을 생각한 충분한 검토는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해외 주요 고속철 제작기간>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요구에 대해 철도공사는 당시 기술용역 자료을 인용하면서 일본 신간선 36개월, 프랑스 TGV-POS(떼제베포스) 36개월, 독일 ICE3(이체쓰리) 42개월이라는 자료 제공으로 일관했다. 36개월 납품기일 설정이 타당함을 뒷받침하는 유리한 자료였다.

그러나, 신영수 의원이 Railway Gazette(레일웨이 가제트) 등 해외 철도차량 정보사이트와 뉴스사이트를 일일이 검색, 외국 선진 철도회사들의 실제 제작기간이 어떠했는지 조사한 결과, 철도공사가 제공한 자료가 사실과 다름을 밝혀냈다.
해외 고속철의 제작 기간이 통상 53개월~75개월임이 드러난 것이다.

일본 철도차량(신간선)은 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설계)을 주도하고 제작사가 함께 개발에 참여(수의계약 구조)하는 구매형태로 개발시점이 곧 제작사의 계약으로 볼 수 있으며, 초도 상업운행까지는 통상 60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다.

TGV POS(떼제베 포스)는 기존 TGV 레조 모델의 기관차만 대체하는 고속철도용 동력기관차 신규개발 사업으로 비교자체가 말도 안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2003.01)에서 최초 상업운행(2007.06)까지는 총 53개월 소요된 것을 확인했다.

ICE3(이체쓰리)는 지멘스가 제작하는데 71개월이 소요됐으며, 같은 시리즈인 Velaro E(벨라로 이)의 경우는 75개월만에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수 의원은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해외기업들조차 50~75개월의 제작기간을 필요로 사업에, 코레일이 제작기간을 36개월로 못 박은 데서부터 부실의 재앙은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코레일은 국민들의 안전을 제1순위로 하고, 합리적인 제작기간과 시운전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다른 나라의 사례를 충분히 조사하고 그 기준을 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징후 고속철 대참사가, 공산당 창건 90주년 기념일을 위해 무리하게 공기를 6개월 앞당겨 맞추는 바람에 충분한 안정화 기간을 거치지 못하고, 운행을 시작한 이후 잦은 고장을 발생시키다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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