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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자이트 주한독일대사 “통일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스페셜리포트]자이트 주한독일대사 “통일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기사승인 2011. 10. 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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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만 변화 피할 수없어...통일한국 세계 7위권 경제대국"
피주영 기자]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거나 남북한이 공동경제체제를 유지한다면 7~8년 내에 세계 7위 혹은 그 이상의 경제대국이 될 것입니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Hans Ulrich Seidt) 주한 독일대사는 24일 아시아투데이와 가진 부임 2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확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동·서로 분단됐던 독일이 재통일된 지 2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자이트 대사는  "통일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다. 통일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다. 통일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한 통일에 대해 낙곽론을 폈다.

그는 지난 5월 한 출판기념회에서 "한국 대학생들이 30년 안에 KTX를 타고 평양에 갈 수 있다"고 지인들과 내기를 걸었다. 그는 "이겨서 딴 돈으로 젊은이들을 평양에 데리고 가서 커피를 사겠다"고 약속했다.

자이트 대사는 "현재 아시아는 경제, 문화, 학문 등 모든 분야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에 북한만 빠질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다음은 자이트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 독일대사에 부임한 지 2년이다. 지난 2년 어땠나.

 "하루하루 매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내가 경험한 한국인은 친구처럼 친절하고 낙관적인 사람들이다. 유능한 사람들이다."

- 독일과 한국의 공통점이 있다면?

 "한국과 독일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분단 역사가 대표적이다. 물론 독일은 현재 통일됐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전쟁이 끝난 후 국가 재건을 한 과정도 유사하다. 사람의 손과 마음으로 뭉쳐 일으킨 것도 그렇다."

-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았다. 통독이 남북한 통일에 줄 수 있는 교훈은?

"통일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다. 통일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미리 계획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다. 통일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이 필요한 것은 인내심과 참을성이다. 독일 통일의 과정은 서독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도 있었지만 동독이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북한에도 변화가 먼저 다가 올 수 있다."

- 한국 대학생들이 30년 안에 KTX를 타고 평양에 갈 수 있다는 것에 내기를 걸었다. 이겨서 딴 돈으로 젊은이들을 평양에 데리고 가서 커피를 사겠다고 했다. 30년 안에 남북한이 통일될 가능성과 근거는?

"나는 30년 뒤엔 90살이 된다. 그 때 통일된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다. 세상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내가 30년 뒤에 다시 한국에 왔을 때 남북의 분단상황이 지속되지 않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는 경제, 문화, 학문 등 모든 분야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에 북한만 빠질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치적 변화는 예측이 불가능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아시아 경제의 흐름을 지켜보면 동아사아가 마치 하나의 조직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북한도 그 흐름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의 움직임에 어떻게든 편입이 될 것이다. 최근 파이프관 연결 건이 좋은 예이다. 경제적 기술적 변화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곧 사회,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나는 북한 전문가가 아니다. 특별한 조언을 할 수 없지만 최근 있었던 천안함사건과 연평도사건을 지켜보며 한국 정부의 차분한 대응에 놀랐다. 한국 정부 지도자들이 냉철한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군사도발에 말려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있었던 북한의 도발 덕분에 올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까지 긴장이 완화된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 통일세나 통일 비용 투자에 대한 생각은?

"독일에는 연대세라는 것이 있다. 한국의 통일세와 비슷한 것으로 보면 된다. 납세자는 동서독 출신 구분없이 세금의 8%를 내야했다.

"우리가 낸 돈이 다 어디로 갔느냐"는 불평은 있었다. 가시적 성과가 금세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있었던 투자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됐다. 가장 안정적인 국가이자 주변국의 안정을 돕는 중심 역할을 하는 국가가 됐다.

한국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은 잠재력이 있다. 현재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13위 정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거나 남북한이 공동경제체제를 유지한다면 7~8년 내에 7위 혹은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 독일이 평가하는 한국은 어떤가.

"매우 좋다. 물론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껴 있어 세상에 한국을 알리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 50년 가장 많이 변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활약이 컸다.

그들이 독일에서 활약하며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88올림픽, 2002년 월드컵도 큰 기여를 했다. 앞으로 다가올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큰 기대를 해볼 만 하다. 물론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 국제사회, 특히 유럽에서 한국의 위상은?

"문화적 측면에서도 강한 인상을 줬다. 한국 전통음식과 재능 있는 예술가들은 독일인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이란 국가브랜드가 올라간 것은 분명하다. 지난 5월 독일 드레스덴의 오페라 공연장에서 열린 한국 가수 비의 공연은 대단했다. 비는 바흐의 클래식 음악에 K팝을 접목해 공연했다.

나도 처음엔 비라는 가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유투브를 통해 공연 영상을 찾아봤다. 영상 속의 한국 가수는 놀라웠다. 오페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열광하고 있었다. 구동독 도시 드레스덴에서 한국 가수 비의 공연이 매진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 양국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할 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인적 교류를 통해 단기적으로 양국 간의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과거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그랬던 것 처럼 소통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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