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지나친 상업성에 본디 의미가 많이 변질되기도 했으나, 연인들이나 솔로나 어차피 겪어야만 할 날(?)임은 분명합니다.
발렌타인데이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합니다.
우선 연인들을 위한 로멘틱한 음악으로는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이른바 '갑'입니다.
쇼팽의 작품들은 지나치게 로멘틱하다는 이유(?)로 한 때는 일각에서 살롱음악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답니다.
물론 옛날 얘기일 뿐, 모든 작품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걸작들입니다.
단, 일부 독주곡의 경우 현대음악을 방불케하는 어려운 화성이 등장하기도 하니 감상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유명한 야상곡과 즉흥환상곡을 위시해서, 2곡의 피아노 협주곡(모두 두번째 느린악장이 뛰어나게 아름답습니다), 왈츠, 스케르초 등 모두 특유의 시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음악들이기 때문에 어떤 곡을 선택해도 사랑스런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24개의 전주곡(프렐류드)입니다.
이곡은 음반사에 남은 재미있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바로 프랑스의 근대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코르토가 남긴 것인데요, 그는 24곡에 한 곡 한 곡 '상상의 나래를 펼쳐' 소제목을 달았습니다.
짧지는 않지만 한 번 소개해보죠.
제1번, 사랑하는 여인을 열렬히 기다리는 마음, 제2번 괴로운 생각-멀리에는 인기척 없는바다, 제3번 시냇물의 노래, 제4번 무덤 옆에서, 제5번 노래로 가득 찬 나무, 제6번 고향 그리워, 제7번 달콤한 추억이 향기가 되어 기억 속을 떠돈다.
이어 제8번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며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그러나 내 마음의 폭풍은 더욱 거세다, 제9번 예언자의 목소리, 제10번 흩날려 떨어지는 불꽃, 제11번 젊은 여인을 찾는 욕망, 제12번 밤의 말달리기, 제13번 낯선 땅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 멀리 있는 연인을 그린다.
이어 제14번 폭풍의 바다, 제15번 그러나 죽음이 여기 있다, 어두운 그늘에, 제16번 심연으로의 질주, 제17번 그녀가 내게 말하였다-당신을 사랑한다고, 제18번 저주, 제19번날개, 날개가 있었으면, 당신에게 날아갈 날개가 있었으면, 아 사랑하는 이여, 제20번 장례, 제21번 고백의 땅에 외로이 돌아오다, 제22번 반항, 제23번 장난치며 놀고 있는 요정 나이아드들, 제24번 피, 애욕, 죽음 입니다.
짧은 곡에 붙은 제목치고는 길기도 하고 과도한 상상력이 발휘된 듯도 하지만, 실제로 그가 남긴 전주곡 녹음(이엠아이)을 함께 보면서 들으면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코르토의 연주야 그 유명한 미스터치에도 불구하고 절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대부분의 솔로분들이야 발렌타인데이를 무덤덤하게 지나겠지만, 분노(?)에 휩싸일 분들도 없지 않을듯 합니다.
이런분들에게는 가슴이 서늘한 근·현대음악이 제격이겠죠.
앙상한 소리의(내용은 풍부한) 쉰베르크의 현악 4중주, 격렬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폭발적인 아이슬러의 교향곡 등으로 설움(?)을 한 방에 날려보시는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