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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핑계만 대더니”…수원 토막사건 경찰 결국 ‘징계’

“주소 핑계만 대더니”…수원 토막사건 경찰 결국 ‘징계’

기사승인 2012. 04. 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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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나 기자] 지난 1일 수원에서 발생된 성폭행 토막 살인사건과 관련, 늑장 대응으로 인해 참혹한 결과를 불러 일으킨데 한 몫한 경찰서장 간부들이 문책성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5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평재 수원중부경찰서장과 조남권 형사과장을 대기발령조치하고, 김성용 경기경찰청 보안과장과 한상균 수원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을 각각 수원중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으로 인사이동했다.

이는 지난 1일 발생한 수원 토막살인사건 발생 당시, 초동조치를 미흡하게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인사조치가 수원 살인사건 녹취록 논란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지방경찰청은 수원 살인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서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수원 살인사건에 대한 감찰 조사 결과에서 녹취록 공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경찰 초기대응 등 수사과정을 검토한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이번 문책의 핵심은 112 신고센터가 공개한 피해자 A씨(28.여)의 신고 내용 녹취록에 따르면 사건신고가 접수된 지난 1일 밤 10시50분, A씨는 "여기 못골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당하고 있거든요.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라며 자신의 위치를 차분하면서도 명확히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에 대해 "피해자가 위치를 말하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경찰의 해명과 확연히 다르다.

더욱이 경찰은 피해자가 전화 도중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아저씨"라고 말하며 긴박한 상황에 전화가 끊겼음에도 형식적인 질문으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수색과정도 안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가 '수원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놀이터 가는 방향'이라고 구체적인 장소를 남긴 채 대략 1분 여 만에 전화를 끊었다. 그 순간 경찰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은 여유롭게도 "주소 다시 한 번만 알려주세요"였다.

이날 경찰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이 켜진 상가와 편의점 주택만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이는 늑장 대응에 따라 A씨는 결국 13시간여 만인 2일 오전 11시 50분께 조선족 피의자 L(42.남)씨에게 처참하게 토막 살해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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