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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실물경제까지” 제조업 붕괴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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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워싱턴특파원

승인 : 2012. 07. 03. 07:01

글로벌 제조업이 마구 흔들리고 있다.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아시아 국가들조차 제조업이 일제히 위축되고 있다. 금융 위기가 이제 실물 경제까지 그림자를 뻗치면서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의 성장세까지 꺾일 경우 실업 사태가 증폭되고 내수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게다가 기업의 원자재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악재가 맞물려 전반적인 불황이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 위기로 자금 경색이 심화되는 마당에 실물 경기까지 후퇴하면 글로벌 경제가 다시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 와중에 회복세를 보이며 국제 경제에 희망의 빛을 비추던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지난달 49.7로 떨어지며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에만 해도 53.5이던 게 기준선인 50 이하로 추락해 제조업이 위축 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경기 회복세가 실업률로 인해 발목이 잡힌 처지에서 미국 기업의 선방은 사실상 거의 유일한 성장 동력 역할을 해 왔다. 이제 그나마 제조업까지 휘청거리는 지경에 이른 셈이다.


유로존의 제조업도 빈사 상태다. 유로존의 PMI는 지난달 45.0으로 전달의 45.2보다 하락했다. 무려 11개월째 추락하고 있다.

게다가 실업률도 지난 5월에 11.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존 창설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더구나 25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은 22.6%로 치솟아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PMI도 50.2로 겨우 50에 턱걸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전달의 50.4보다 하락한 수치고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로 낙폭이 다소 완화됐지만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공포를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지표 외에 홍콩의 금융그룹 HSBC가 집계하는 중국 PMI도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째 50을 밑돌고 있다. 5월의 48.4에서 지난달에는 48.2로 감소하면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중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신흥국과 아시아 국가들도 제조업이 연달아 위축되고 있다. HSBC는 지난달 한국 PMI가 49.4를 기록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대만과 베트남 PMI도 50을 밑돌았다. 대만의 6월 PMI는 49.2로 전달(50.5)보다 떨어졌고 베트남 PMI도 5월(48.3)보다 떨어진 46.6에 머물면서 3개월 연속 축소됐다.

또 러시아 PMI도 51.0으로 기준선인 50을 겨우 넘겼지만 전달의 53.2보다 하락했다.

문제는 제조업 위축세와 실업 증가세가 당분간 호전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동아시아 지역 경제성장률이 종래의 7.6%에서 크게 떨어져 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동아시아 각국 정부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ING 은행의 팀 콘돈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PMI 하락세는 경제가 샛길로 빠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아직 공포의 단계는 아니더라도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한층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원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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