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유럽재정위기와 거래량 감소 등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을 위해 다양한 조언과 격려, 충고를 내놓았다. 골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변화의 도약을 시작하라는 주문들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특화된 증권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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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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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3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증권사가 너무 많다. 다른 분야는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수를 줄여왔는데 증권사는 오히려 더 많아졌다.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했고, 이는 곧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특화가 안 돼 있다. 차별화가 미흡하고 특징이 없다보니 거래량이 줄면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세 번째는 글로벌화가 부족하다. 증권사는 늘어나는데 좁은 내수시장 안에서만 싸우다 보니 수익기반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사 수를 줄이고, 대형화 돼야 한다.
또 특화된 증권사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대동소이한 증권사들이 고객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수수료 인하 경쟁밖에 없다. 제품 서비스 경쟁이나 상품경쟁은 부재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적이고 특화된 증권사들이 나와야 한다.
여기에 해외시장에 나가서 싸울 수 있도록 자본력을 높이고, 글로벌해져야 한다. 최근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업체가 나왔지만, 사실 3조원도 적은 금액이다. 자기자본을 더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 싸울 수 있는 역량을 만드는 것이 증권시장이 기회를 잡는 길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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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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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업의 근본적인 한계는 증권업 자체 보다는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 측면에 있다.
증권회사가 건전하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려면 대형화를 통한 공급 측면도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많아야 한다.
투자은행의 기본 업무는 발행시장을 통한 증권인수업무와 M&A 중개업무인데, 한국은 기업지배구조 특성상 증자에 대한 수요도 많지 않고 부채도 낮아지다 보니 채권 발행도 잘 안 한다.
M&A 중개업무도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대기업들로 물량이 국한되어 있다. 기업이 증권 발행을 잘 안하고, M&A 물량도 부족하다 보니 유통시장의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
이는 증권사를 대형화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거래 수수료에만 의지할 경우 장이 안 좋으면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유도하는 근본적인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또 코스닥 시장 같은 경우는 횡령·배임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금융당국과 법원이 제재를 강화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단기 수익보다는 상생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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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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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이 위기를 겪게 된 것은 우리 사회의 풍토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의 증권업계는 주가를 많이 올려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수수료 회전을 통해 돈을 버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는 올바르게 증권 산업을 발전시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게 하거나 투자자들이 정상적 부를 조달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증권업계가 단기 업적에만 치중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영 풍토가 수익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대기업부터 경영진까지 증권 산업을 통해 돈을 벌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 결국 증권 산업을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증권업계 종사하는 사람들이 소신 있게 일을 못하고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경영방침이나 실적을 통해 승진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끌어 들일 수밖에 없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경영 풍토가 변해야 한다. 경영진 스스로가 반성해 올바른 기업들을 발굴하고 자금 조달을 도와야 한다. 또 올바른 평가를 통해 투자자들의 부를 늘리고, 경제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이 아닌 사회와 상생하며 나가야 증권업이 신뢰를 받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증권업, 아직 기회 남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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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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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의 가장 큰 수익인 위탁매매업이 안 좋아졌다. 이는 증권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사실 증권업의 자본력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럼에도 수익구조는 위탁매매뿐이다. 시장 경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데 한정된 수익 구조에 위기를 맞고 있다.
증권사들은 아직 자산관리나 투자은행 분야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시장 신뢰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직 증권사들에게는 기회도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더 커지고, 금융상품에 대해 더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 변액 보험이나 개인 펀드 투자 등의 비중이 늘어나고, 퇴직 연금 시장도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자본시장에 들어오는 투자자 규모는 커지고,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해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선순환구조를 일으킨다.
단기적으로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개인들 직·간접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상품을 다양화하고 홍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증권사 역량에 따라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되고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