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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금융서비스에 허기진 안산 외국인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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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 기자 | 방성훈 기자

승인 : 2012. 11. 12. 10:34

*급증하는 외국인 노동자 금융지원 빛과 그림자
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우리은행 외국인 전용지점 앞 길가에서 우리은행 직원들이 외국인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라면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11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우리은행 외국인전용 점포에 수십명의 외국인들이 몰려있다.

1#) "여권, 아니 패스포트 있어요? 없으면 다음주 일요일에 다시 오세요."

비가 그친 11일(일요일) 오후4시 외국인노동자가 집중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우리은행 외국인전용점포. 20여명의 네팔, 스리랑카, 중국교포 등 노동자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지점의 입구 바로 앞 길가에서는 추운날씨에도 불구, 좌판을 벌여두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송금 계좌를 열면 1인당 라면 5개씩을 지급한다"며 이벤트도 한창이었다.

2#) 같은 날 서울 가리봉동 한 잡화점. 상점앞에 '외국인도 신용카드 100%발급. 모든 카드사 가능'이라는 광고문이 붙어있었다. 잡화점 관계자는 "직접 발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조건은 비자 종류에 따라 대단히 까다롭다. 내국인의 주민번호를 도용해서 발급하는 명백한 불법 모집광고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급증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극과 극인 금융서비스 현실이다. 잠재시장을 노린 은행 등 일부 금융권의 외국인 노동자 금융지원이 늘고 있지만, 보험 등 여전히 모자람이 많다. 아울러 암시장을 통한 환치기와 신용카드 발급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도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원곡동 점포 앞 이벤트 현장에서 만난 이현규 우리은행 외환사업부 부부장은 "외국인의 금융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더 많은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며 "일례로 10여명의 직원들이 매주 일요일 일반 은행지점의 영업시간보다 긴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언제나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현재 안산 원곡동에는 우리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6개 국내은행과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비슷한 형태의 외국인 전용점포를 운영중이다. 이들 지점의 거래고객은 50%가량이 중국교포다. 나머지는 네팔,스리랑카,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다. 이들 지점은 절반정도의 인력을 현지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분야로는 보험이 꼽힌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주관으로 삼성화재를 비롯한 6개 손해보험사가 외국인전용보험(의무보험)을 판매중이지만, 문제는 계약기간(3년) 중 고용주가 악덕하거나 외국인 근로자의 법적 보수가 작아 잠적할 경우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또 국내에서 영주권을 지니고 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등도 여전한 사각지대다. 내국인처럼 보험에 가입할 수는 있으나 복잡한 보험용어에 대한 설명의 어려움 등으로 가입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조차 드물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전용 설계사를 도입하는 등 관련시장 확대에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불법 신용카드 발급 및 환치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도 허술한 부분이 많다.

이 부부장은 "일부 불법 금융행위에 대한 단속도 많아질 필요가 있다"며 "일례로 최근 원화환율이 급락하면서 일부 중국교포들의 암시장을 통한 환치기가 성행하고 있으나 관세청이나 금융당국에서는 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인상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환치기의 경우 결국 외국에 대한 송금 수단이 필수적이므로, 정부당국에서 전체 은행권을 함께 들여다본다면 암조직에 대한 덜미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외국인 노동자는 "이주 후 당장 급하게 필요한게 이동전화와 금융계좌인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안내 등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뭐가 공식루트이고 뭐가 불법인지조차 처음에는 알 수가 없는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국인 남편을 얻은 중국인 려리진(가명·25)씨는 "은행을 방문했을 때 남편조차 이해를 못할 정도로 제대로 된 지원이나 설명 등 원스탑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온라인 뱅킹이나 의료보험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인을 찾아보기 힘든 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의 길거리.
김문관 기자
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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