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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민의 Now KOREA] 모바일 게임 중독된 한국, 일터마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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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2. 11. 23. 17:46

최근 기자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는 60대 초반 정도로 추정되는 보이는 분이었는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기자에게 넌지시 말을 건냈다.

"손님 혹시 '드래곤 플라이트(모바일 게임)' 잘 하세요?"

당황스런 질문이었지만 재빨리 "잘하지는 못하지만 몇 번은 해봤다"고 답한 뒤 어떤 의도로 질문한 것이었는지 되물었다.

택시기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아니, 실력(드래곤 플라이트)이 여간해서는 잘 안느네요. 친구녀석들하고 경쟁하고 있는데 영 점수가 안올라서 잘하시는 분이면 대신 한판만 해달라고 부탁하려했지요"였다.

60대 택시기사분이 이토록 경쟁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쳐지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지금 모바일 게임에 완전히 중독된 상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과 버스, 택시 어디를 가도 이어폰을 귀에 꽂은채 모바일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지루한 시간을 모바일 게임을 통해 즐겁게 보낸다는 사실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중독성이다.

최근에는 직장인들 마다 각자의 직장에서조차 시시각각 자신이 육성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속 캐릭터를 돌본다.

잠시의 휴식시간 조차도 동료들과의 대화가 아닌 휴대폰 속 자신의 캐릭터와 대화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쯤되면 '중독'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애니팡'의 경우 일일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들은 모바일 게임 중독이 직장 동료들간의 유대관계를 해치고, 감정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업무 및 학습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사회적 지위 확보에 있어서 난관에 부딛히는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게임은 단어 그대로 여가시간에 즐기는 '놀이'에 불과하다. 

과도한 놀이는 결국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오는 법이다. 모바일 게임 중독이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시킬 수 있는 만큼 제어할 수 있는 고삐를 놓지 말아야 한다.

게임 속 캐릭터 레벨 보다 현실 속 자신의 레벨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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