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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오팔족, 이젠 게임도 즐겨라

[희망 100세 시대] 오팔족, 이젠 게임도 즐겨라

기사승인 2012. 12. 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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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아나 조남현 부장

아시아투데이 송지현 기자 =그간 젊은층의 놀이문화에만 집중해 왔던 한국 게임업계가 5080세대를 향해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 정력적으로 노년을 즐기는 오팔족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만이 아닌 장년층, 노년층도 게임 소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 지난 2008년 개발된 닌텐도사의 두뇌트레이닝 게임이 히트를 치면서 상업적 성공 가능성도 열렸다. 

게임개발업체 유니아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는 불모지였던 노인 기능성 게임 개발에 발을 들여놨다. 서울 목동에 위치한 유니아나 본사에서 만난 유니아나 전략기획실 조남현 부장(40)은 오팔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게임시장의 가능성을 이미 내다보고 있었다.

"저희 회사도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주로 서비스해 온 것이 사실이에요.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오팔세대를 위한 기능성 게임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장년층,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에요. 국내에서 인지향상 게임 개발에 뛰어든 것도 저희 회사가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년에 '게임 자체를 다각화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나왔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산업 과제가 눈에 띄어 참여하게 됐어요. 서울시에 25개 자치구가 있는데 자치구마다 치매지원센터가 있거든요. 일단은 거기에 게임을 보급하고 반응을 본 후 상용화하는 게 목표예요."

유니아나가 이번에 개발한 게임 '젊어지는 마을'(가칭)은 서울아산병원 전민호 교수, 성신여대 임경춘 노인전문 간호학과 교수 등 전문가 그룹 자문을 통해 의학적 검증을 거쳐 제작됐다. 기억력, 주의력, 판단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으며 게임 기록이 좋아질수록 게임 캐릭터의 모습이 젊어져 몰입도가 높아진다. 조 부장은 '젊어지는 마을'이 '치매예방게임'이라는 단어로 정의되지 않았으면 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노인용 게임이라고 해서 노인들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인식이나 편견에 매이기보다 그 나이대 분들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게 된다면 그게 정말 좋은 결론이 아닐까요. 아직 '게임'이라는 말이 5080세대에는 요원하잖아요. 이 상황을 넘어서 친근하게 인식되려면 눈에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보급이 많이 돼야 하겠죠."

유니아나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국내 최초로 아산병원과 협업해 임상실험을 시행했다. 조 부장은 당시 받았던 신선한 충격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걱정이 많았어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거든요. 나이드신 분들이 과연 게임을 재미있어 할까, 게임을 하기 위해 찾아올까 솔직히 의문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모집을 시작하고 게임을 가르쳐드렸더니 정말 잘하시는 거에요. 약속시간이 아닌데도 오시는 분들도 있고, 남은 시간에 더 할 수 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자신들을 대상으로 무언가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젊은 연령층에 비해 게임의 속도가 느리거나 난이도가 쉽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잘 하시는 분들은 나중엔 '너무 쉽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서 난이도를 더 추가했어요. 더 재밌고, 더 어렵게요."

젊은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세대간의 단절도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을 듯 하다. 게임은 적은 돈으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놀이문화중 하나인데다, 머리를 계속 써야 하기 때문에 두뇌 활동에도 좋다. 조 부장은 이러한 기능성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게임시장 전체가 다양화되는 거죠. 어린이와 청소년들만을 위한 게임개발에서 시야가 확장되는 거고요. 개발 과정에서 5080세대가 즐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수요만 보장되면 새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죠. 저희 게임은 아케이드 방식이라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에요. 모바일로의 연동도 계획하고 있는데, 상용화만 된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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