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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세종시...“공무원은 사람이 아니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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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기자

승인 : 2012. 12. 13. 09:58

* 공사판 청사에 준비 안된채 이전강행, 불만 고조
"공무원은 사람이 아니무니다" 세종청사로 이전한 정부 모 부처 고위 간부의 푸념이다. 
이전 첫해 처음으로 입주한 부처 공무원들은 준비가 제대로 안된 청사에서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험용 쥐' 같은 신세라며, 한 인기 개그코너의 유행어를 빗대 한 말이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부, 국세심판원 등 1차 이전대상 부처들의 세종청사 이전이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이들을 맞는 세종시는 아직 엉망진창이다.

청사 주변은 허허벌판의 공사장이고,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할 정책을 만드는 관료들이 일하는 공간은 공사판이나 다름없는 먼지와 소음 천지다. 

게다가 새 건물에서 의례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각종 오염물질로 이들은 '새집증후군'에 따른 두통과 피로, 호흡곤란, 천식, 비염, 피부알러지 등을 호소하고 있다.

사무실마다 공기청정기가 필수 장비가 됐고, 전력대란 상황에서도 이를 풀가동해야 한다.

청사 주변에 식당이 전혀 없어 오직 구내식당에만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식사시간 구내식당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이용 수요는 갑자기 급증했는데 공급 여력은 태부족이어서 1시간씩 기다리기 일쑤고, 그나마 조금 늦으면 장시간 줄서서 기다린 보람도 없이 식사를 못한 채 돌아서야 한다.

구내식당측은 1부(11시 30분)과 2부(12시)로 나눠 운영중이지만, 실제는 구분이 전혀 되지 않는다.

식당은 종업원 확충이 시급하지만 구인난을 겪고 있다. 교통과 정주여건 미비 탓이다.

같은 이유로 청사 경비대도 요원을 늘리지 못하고 있어, 정부청사의 경비·보안에도 구멍이 뚫려 있는 실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하루는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아 중간에 있는 공정위 구역을 통과해 총리실 화장실까지 다녀와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보안 강화를 위해 현 출입카드시스템을 각 부처별로 다르게 적용할 방침이어서, 앞으로는 그것도 불가능해진다.

공통 출입구에서 한번 출입카드를 찍고 나서 개별 부서에서 다시 자체 카드를 통해 들어가야 하므로 외부인은 물론, 공무원도 자기 부처 공간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게 되는 것.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공무원들은 아직 청사에 어린이집이 없어 아침마다 속을 태운다.

휴게실, 헬스 및 샤워장, 모유수유실, 의무실, 매점, 자전거보관소 등 각종 필수 편의시설들도 아직 가동되지 않거나 태부족이다.

공무원들은 최소한의 준비가 갖춰진 상태에서 부처 이전이 이뤄져야 하는데, 편의시설 완공시점은 연말이고 이전시기는 12월초인 것은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고 수군거린다.

또 행안부가 자신들은 이전하지 않는다고 너무 무성의하다고 이구동성이다.



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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