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은 학벌지상주의로 9수까지 감행하지만, 수능만 몰두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2010~2013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수능을 다시 보겠다는 ‘재수생’이 15%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더 좋은 학벌’을 위해 3수 이상을 감수하겠다는 ‘장기 수능생’은 5만여명 수준.
이처럼 학벌위주의 사회에서 상위권 대학 진학 욕구가 커지면서 수년간 수능에만 응시하는 ‘수능중독자’가 양산되고 있다.
실제로 노량진 학원가에는 30대를 바라보는 장기 대입 수험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9수를 하고 있다는 양모씨(30. 서울 강북구)는 “의사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어 9년째 의대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9년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 입학한 B씨(23·여)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이듬해 재수를 선택, 지난해 4번째 수능을 치렀지만 결국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다시한번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비상에듀학원 김경희 실장은 “수능을 본 수험생들은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시험 뒤 재수를 선택하는 일발역전의 환상을 가진다. 하지만 재수가 3수, 4수가 되고 상위권 대학에 대한 열망이 세월을 허비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또 “수능 중독자는 인생의 목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수 이상을 장수생이라고 한다. 결국 ‘수능떠돌이’로 전락해 취업도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수능이 대학입시에서 절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영향력 역시 크다. 인생의 승패를 수능이 결정하는 것으로 보는 ‘수능결정주의’가 생겨난 것이다. 특히 대학 졸업장이 사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이 같은 문제점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사회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대학 진학이 승자가 된다는 인식을 사회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3수 이상 수험생은 수능 이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