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데이를 맞아 오는 30일까지 휴식기를 보낸다.
이번 휴식을 가장 기다려왔던 팀은 바로 FC서울이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을 개막 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리그 개막전 홈에서 치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장쑤 슌톈(중국)전 승리(5-1)를 제외한다면 벌써 4경기째 무승이다.
서울은 19일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1무2패(승점 1)를 기록해 14개 구단 가운데 11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이후 포항(2-2무), 인천전(2-3패)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비기거나 졌다. ACL 2차전 태국 부리람 원정에서 무득점에 그치더니 3라운드 부산 원정에서도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서울의 부진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데몰리션’ 데얀, 몰리나 콤비가 건재하지만, 정조국(경찰청), 박희도(전북) 등이 팀을 떠나며 두 대회를 병행할 수 있는 두터운 선수층을 이루지 못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남에서 윤일록을 데려왔지만 개막전에서 29분 만에 허벅지를 다쳤다. 사실상 거의 똑같은 그림을 들고 K리그 클래식과 ACL이라는 무대에 나서는 셈이다.
여기에 챔피언이 되면 상대 견제가 더욱 심해지는 데다가 선수들의 평정심도 흐트러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틀이 변하지 않은 까닭에 상대의 집중 견제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이번 휴식기를 팀 재정비의 시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 감독은 "백지상태에서 한 경기씩 새로 접근하겠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노리는 수원 서정원 감독도 이번 휴식은 단비와도 같다.
현재 2승1패(승점 6)로 비교적 순항 하고 있는 수원은 부상 선수 속출로 비상이 걸렸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인민루니’ 정대세가 지난 9일 강원과 경기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13일 ACL 조별리그 2차전 귀저우 런허(중국)전과 17일 포항전에 결장했다.
정대세의 공백으로 창 끝이 무뎌진 수원은 공격의 실마리를 좀처럼 풀지 못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정대세는 A매치 휴식기 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대세가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 경기 감각 또한 완전치 않기 때문에 작은 부상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중원의 사령관 김두현의 부상이다. 김두현은 지난 17일 포항과의 3라운드 홈경기에서 경기 초반 부상을 당했다. 검사결과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김두현은 최소 6개월 이상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김두현은 그동안 부상으로 낙마한 이용래, 박현범, 오장은 등을 대신해 홀로 공-수 조율에 힘쓰며 경기를 풀어왔다. 하지만 김두현 마저 부상을 입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패스 마스터'인 김두현이 뛰지 못할 경우 수원의 공격을 풀어줄 자원이 마땅치 않다. 그나마 박현범이 부상에서 회복해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동료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용래는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4월 말께 복귀가 가능하다.
서정원 감독은 "2주 쉬는 기간이 우리에게 좋은 기간이 될 것 같다. 부상을 당한 주요선수들이 되돌아 올 수 있어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보완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