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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인터넷상 명예훼손’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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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기자

승인 : 2013. 07. 22. 06:05

* 오프라인과 다르게 온라인상에선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 인식 팽배
여성비하ㆍ지역감정 부추기는 인터넷 게시글 부지기수
 인터넷상에서의 막말이나 욕설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기를 누리면서 과거보다 악성댓글이나 허위사실을 게시하기 쉬워져 인터넷상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1일 김경환 민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직접 대면해서 대화하는 것과 다르게 ‘인터넷상에서는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 개선과 함께 수사기관에서도 온라인상 명예훼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검찰청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사람은 2008년 3197명에서 2012년 6068명으로 4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서 만난 두 남녀가 인터넷상에서 정치 문제와 관련해 논쟁을 벌이다 욕설과 비방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엔 살인사건으로까지 번지게 돼 충격을 줬다.

살인을 저지른 백 모씨(30·무직)는 지난 10일 밤 9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김 모씨(30·여)의 집 앞에 찾아가 김씨를 흉기로 9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경찰조사에서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김씨가 날 조롱하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려고 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일베충’이라고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활동하는 악플러들이 여성비하 게시물들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들을 올려 누리꾼들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한 일베 회원은 지난 8일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인 수지에 대해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합성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해 불구속 입건됐다. 

또 일베 게시판에는 ‘홍어’나 ‘슨상님’과 같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들이나 한국여자를 비하하는 ‘김치X’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의 정치적·경제적·종교적 이념은 매우 확고한 가치관”이라며 “인터넷상에서의 의사전달은 직접 대면할 때와 달리 감정이 배제된 채 언어로만 전달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가치관이 자신과 다를 경우 매우 극단적인 표현으로 전달·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이어 “온라인상에서 전달된 극단적인 표현이 실제 살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채동욱 검찰총장도 지난 9일 주례간부회의에서 “최근 인터넷상 명예훼손이 인격살인이나 국민갈등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IP 추적 등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해 최초 명예훼손 행위는 물론 유포 행위까지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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