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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특허전쟁, 3년 득과 실③]삼성ㆍ우리 기업, 특허공세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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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기자

승인 : 2013. 12. 23. 06:08

*"특허괴물 등 대응 준비, 질 높은 특허 강화 필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처럼 지적재산 특허전쟁 시대가 도래했다. 수백가지의 기술이 접목된 IT 기기들이 출시되며 다국적 기업간 특허기술을 토대로 분쟁이 제기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특허기술을 사들이고 나서 잘 나가는 각국 기업을 사냥하는 특허전문기업(특허괴물)이 늘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기업들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서 벌인 두 번째 특허소송에서 패소하자, 소송 전략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질 높은 특허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됐다.

벌써 3년 가까이 진행된 특허전에서 삼성은 애플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번 소송에서 ‘프랜드(FRAND) 원칙’으로 인해 사실상 힘을 쓸 수 없게 된 표준특허 대신 상용특허로 애플을 공격해 모두 기각 당했다.

프랜드 원칙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표준특허 사용을 허락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삼성의 주무기였던 표준특허가 프랜드 원칙에 발목이 잡혀 큰 활약을 하지 못하자 삼성은 국면 전환을 위해 상용특허를 앞세웠지만, 세 특허 모두 기각되면서 삼성전자의 상용특허 역시 큰 역할을 못했다는 것.

반면 애플은 10년 전부터 특허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로 10년 전부터 무차별적으로 특허를 신청했다는 전직 애플 고위 임원의 증언도 있다.

애플은 특허 신청이 승인되지 않으면 계속 신청을 해 적어도 경쟁사가 그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를 내는 것은 막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시리’와 같은 음성 검색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검색하는 ‘멀티소스검색 특허(이하 604특허)’를 애플이 획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애플은 2007년 미국 특허청에 604특허를 신청했다가 기존 특허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신청이 기각되자 그 후 5년간 9번에 걸쳐 미미한 수정을 거친 뒤 10번째 특허 신청에서 승인을 받았다.

결국 전문가들은 특허소송은 물론 특허괴물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보다 질 높은 기술로 특허 확보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허청은 해외 특허괴물의 전체 특허 소송(외국 및 한국기업 포함) 건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08년 356건에서 지난해 3237건으로, 5년 동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중 특허괴물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제소한 건수는 무려 417건에 달했다. 2009년 54건, 2010년 58건, 2011년 96건, 지난해 159건으로, 최근 4년간 평균 증가율이 50%에 이른다.

이에 삼성전자는 국내 대형 로펌 수준으로 법무팀 인력 규모를 확대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는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을 각 사업 부문별로 뽑는 등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지난달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에서 “각 국가별로 지적재산권(IP)센터를 신설해 리스크를 완화할 계획”이라며 “특허 전문가들 더 영입하고 있으며 특허 전문가들이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환 민후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우리 기업들이 국제소송을 진행하다보면 이메일 같이 폐기하지 말아야 할 문서를 폐기해 벌금을 무는 등 손해배상액 보다 벌금을 더 많이 무는 경우도 많다”며 “현지의 소송 절차 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괴물들이 어떤 특허를 사들이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외국 기술 모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버리고 특허에 대한 양적 승부보단 질적 승부로 나가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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