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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신 외면하는 ‘대학가’…기숙사 확대 외면, 학생 부담 가중

지방 출신 외면하는 ‘대학가’…기숙사 확대 외면, 학생 부담 가중

기사승인 2014. 03. 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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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재 대학 기숙사 수용률 평균 17.3%에 불과
사립대 건축적립금 3조, 기숙사 직접 투자 진행해야
대학들이 기숙사 시설 투자를 외면하면서 타 지역 출신 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

대학별 기숙사 수준도 모두 달라 지방 상경 학생의 경우 학교 기숙사 여건을 살펴보지 않는다면 비싼 등록금과 함께 주거비용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대학 기숙사 건립지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0%대를 기록 중이다.

12일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서울·경기 등 수도권 소재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7.3%(2013학년도 기준)로 재학생 10명 중 2명가량만 학교 기숙사에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과 달리 지방대학의 경우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33.1%를 기록해 2배가량 높은 수용률을 보였다.

특히 수도권 소재 국·공립대 5개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3.24%를 기록해 평균치보다 낮은 수용률을 보였고 지방 소재 국공립대(24.1%)보다 낮은 기숙사 시설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대학별로 정원대비 기숙사 수용률도 제각각이다. 재학생 인원이 비슷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서강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각각 26.6%, 11.9%로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홍익대의 경우 학생 수가 1만3000여명인 반면 기숙사 수용률은 4.1%를 기록, 홍익대보다 50%가량 학생 수가 많은 이화여대(8.4%)와 대비됐다.

수용률이 낮은 대학 기숙사로 인해 타 지역 출신 학생의 경우 개강 전부터 ‘방구하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K대학 재학생 황 모씨(22·대전)는 “학교 기숙사에 입주하고 싶어도 다른 학생들과 경쟁이 높아 학교 주변 원룸을 구했지만 집세도 비싸 고통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가 미리 기숙사 시설을 확충했으면 하지만 그러지도 않고 있다. 등록금 부담도 큰데 이러한 고통을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는 기숙사 입주 자체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기숙사 생활을 ‘로또’로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렵게 대학 기숙사에 입주하더라도 비싼 기숙사비에 다시 한 번 고통을 겪게 된다.

2인실 기준 수도권 소재 대학의 월 평균 기숙사비는 18만1000원, 비수도권 대학은 13만6000원으로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비가 높았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수도권 대학은 평균 이상의 기숙사비를 받았고 일부 대학은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비싼 비용을 책정한 기숙사료를 학생들로부터 받고 있었다.

1인실 기숙사의 경우 기숙사비도 제각각이었다. 대진대가 월 11만8000원인 반면 을지대 제2캠퍼스는 54만7000원으로 5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서울권 대학의 경우 한성대가 월 기숙사료로 15만5000원을 책정, 연세대는 55만2000원으로 3배 이상 격차를 기록했다.

지난 7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대학생 주거지워정책의 추진현황 및 개선과제’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의 건축적립금은 3조6556억원(2012년 기준)으로 연구·장학·퇴직 등 다른 적립금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반면 직접투자보다는 민간기숙사 건립 등으로 비싼 기숙사를 제공, 건축적립금은 쌓아 놓을 뿐 학생을 위한 활동을 기숙사 건립은 외면하고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학생들의 안정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선 기숙사를 기본 시설로 봐야 한다. 반면 대학들은 기숙사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대학 안에서는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사립대학들이 적립금을 활용해 기숙사를 직접투자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법령을 통해 최소 기준을 명시하거나 실태 조사를 진행해 기숙사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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