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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출신의 젊은 작곡가 마이클 고든, 데이비드 랭, 줄리아 울프는 양쪽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음악을 선보이고자 1987년 이스트 빌리지의 한 갤러리에서 ‘뱅 온 어 캔’(Bang on a Can)이라는 제목의 12시간짜리 마라톤 콘서트를 열었다.
일회성 행사로 끝날 줄 알았던 이들의 실험은 27년간 이어져 ‘뱅 온 어 캔’은 클래식뿐 아니라 팝과 록, 재즈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뉴욕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자주 접할 수 없는 음악을 거리에서 연주하는 밴드인 ‘아스팔트 오케스트라’, 신예 작곡가에게 곡을 위촉하는 ‘피플스 커미션 펀드’, 젊은 작곡가와 연주자를 양성하기 위한 ‘뱅 온 어 캔 서머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2년에는 산하 연주단체 ‘뱅 온 어 캔 올스타’(Bang on a Can All-Stars)를 창단해 세계 주요 페스티벌과 공연장을 순회하며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전형적인 클래식 앙상블과 달리 첼로(애슐리 배스게이트), 더블 베이스(로버트 블랙), 피아노(비키 차우), 클라리넷(켄 톰슨), 퍼커션(데이비드 코신), 기타(마크 스튜어트) 등 6명의 연주자로 구성됐다.
이들은 클래식과 재즈, 록과 실험음악을 넘나들며 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다.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내달 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마이클 고든, 데이비드 랭, 줄리아 울프의 곡과 함께 2012년 ‘뱅 온 어 캔’ 공연 25주년을 기념하며 시작한 ‘필드 리코딩’(Field Recordings)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유명 작곡가와 신예 작곡가들이 만든 신곡 10곡을 모은 레퍼토리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곡가 김인현 씨의 신곡도 포함됐다.
김씨는 2010년 ‘뱅 온 어 캔 올스타’를 비롯해 뉴욕의 현대음악 단체와 실력 있는 작곡가들을 소개하는 예술기획사 ‘ETM’(Ear To Mind)를 설립해 운영해왔고 지난해 서울에 ‘ETM 코리아’를 세워 이번에 ‘뱅 온 어 캔 올스타’를 국내에 소개한다.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29~30일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도 오르며 4월 1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ETM이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신진 플루티스트 루나 초롱 강과 협연한다.
3만~7만원.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