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순위 상위권에 있는 고위공직자 중에서는 주식 부자들도 많았으며, 국회에서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4명이 5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 정몽준 의원·장호진 특보 등 재산 증가액 상위
28일 관보에 공개된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신고 대상 1천868명)의 2014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중앙정부에서는 장호진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이, 지방에서는 최호정(새누리당) 서울시의원이 1년만에 재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1년만에 무려 60억원 이상 늘어난 최 의원은 본인 재산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아버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어머니의 재산 고지거부를 갱신하지 않아 이번 신고에서 부모의 부동산과 재산이 모두 합산됐다.
늘어난 60억원 대부분은 최시중 전 위원장 부부의 재산이다.
장호진 특보 역시 부모가 재산 고지거부 갱신시기를 놓쳐 부모 재산 29억원 이상이 합산돼 중앙정부 공무원 재산증가액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고위공직자의 재산 늘리기에 효자 노릇을 한 자산은 역시 건물과 땅 등 부동산이었다. 지난해 전국 개별 공시지가가 3.41%가 올랐기 때문이다.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1년만에 재산이 8억7000만원이 늘었고,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은 건물을 물려받아 12억 4000만원이 증가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작년까지 각각 2억1000만원과 3억1000만원으로 신고한 땅을 8억4000만원과 12억6000만원에 팔아 재산을 불렸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신유철 대검찰청 제1차장, 정병윤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권영규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 김명룡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정만규 경남사천시장 등도 부동산 가격상승이나 토지 상속으로 재산이 2억∼8억5000만원 늘어났다.
국회의원 중에서 새누리당의 정몽준, 김세연 의원의 재산 증가액이 컸다.
국회 공직자윤리위 공개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의원은 지난해 현대중공업(771만여주)을 비롯한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1156억 늘어나는 등 지난해 재산이 총 1181억원 불어났다.
고(故) 김진재 의원의 아들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도 보유재산이 105억원 늘어났다고 신고했다.
◇ 전문직 공무원, 금융자산 비중 커…국회의원 4명, 500억원 이상 보유
전체 자산순위 상위권에 있는 고위공직자들 역시 대부분 수십억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계와 의료계에 종사하거나 해당 직종의 배우자를 둔 공직자들은 상대적으로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았다.
재산 규모가 329억원으로 최고 부자인 전혜경 국립농업과학원장은 투자전문가인 남편 명의로 유가증권 24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 원장에 이어 중앙정부 2위 자산가인 윤창번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은 건물(130억6000만원)과 예금(31억2000만원) 등 총 138억7000만원을 신고했다.
중앙정부와 관련 기관에선 이종구 수협중앙회장(115억2000만원), 김기수 전직대통령(김영삼) 비서관(82억5000만원), 장호진 외교부 장관특보(78억3000만원), 박재은 원장(77억원), 홍기택 산은금융지주회장(73억7000만원), 오병희 서울대병원장(73억3000만원), 정성후 전북대병원장(68억원), 김경수 대검찰청 검사장(63억2000만원)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지방정부에서는 진태구 충남태안군수(235억1000만원), 김홍섭 인천중구청장(220억2000만원), 배용태 전남도행정부지사(108억8000만원) 등이 100억대 이상이었다.
국회의원 중에선 정몽준 의원이 2조430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1569억원) 2위,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985억원)이 3위,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539억원)이 4위였다.
법조계에서는 고위 법관들의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열 울산지방법원장은 136억9000만원을 신고해 4년째 1위를 지켰고,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121억269만원), 조경란 청주지법원장(103억5465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