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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백양로 프로젝트, 새학기에도 학교-교수·학생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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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4. 04. 10. 08:00

지난해 8월말 시작된 연세대 백양로 프로젝트 공사
교수·학생들 반대에도 여전히 공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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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공사로 인해 학생들이 대형 크레인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학교가 아니다. 공사장이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정문에서 본관까지를 잇는 백양로 양쪽으로 세워진 2m높이의 철제펜스가 공사장과 캠퍼스를 구분하고 곳곳에 안전을 위한 차량통제 인원이 배치됐지만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대형 크레인 등 공사차량을 피해 소음·먼지로 가득한 보행로를 통과해야 했다.

9일 경영학과 학생 최승진씨(24)는 “공사소음이 수업에 지장을 주고, 이동할 때마다 먼지가 많이 날린다”며 “학생회관 앞에 있었던 벤치가 사라져 쉴 공간이 없고, 도서관을 우회해서 다녀야하는 등 공사 때문에 여러 모로 불편하다”고 말했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공사가 새학기에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로 인해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여러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이 공사에 반대해오면서 새학기가 시작됐음에도 학교 측과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는 2012년 2월 취임한 정갑영 총장의 공약사업으로 연세의 상징인 백양로 지하에 차량통행로와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는 친환경 녹지의 보행로와 광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내년 5월 완공이 목표인 이 공사에는 9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초반 이 사업은 ‘차 없는 백양로’를 내세우며 학교 구성원 대다수의 찬성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말 착공에 들어가면서 ‘과도한 주차시설 확보와 지하개발, 사업비 절감’ 등을 이유로 교수와 학생 측에서 공사 반대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공사를 반대하는 학생모임인 ‘백양로 난장2’ 소속 K씨(25)는 “900여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우선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거나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옳지 않냐”며 “주차시설이 개발 면적의 77%인 사업에 동의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임홍철 백양로 사업단장은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지하 주차시설보다 지상에 친환경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전체 3만8000평중에 1만8000평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이 공간이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사모(연세 캠퍼스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교수평의회(교평) 등 공사를 반대하는 교수 측은 대학본부의 소통 의지 부족 및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 태도를 가장 큰 문제로 삼고 있다.

교평 관계자는 “지난해 공청회, 경청 등을 통해 연사모의 대안을 제시하고 논의했으나 본부에서 일정 대응하지 않다 종국에서야 협의체를 제안했다”며 “한시라도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 협의체 제안을 받아들였고 실질적인 논의를 요청했지만 결국 바뀐 것은 없었다”고 푸념했다.

이어 “사실상 본부 측에 무 대응 및 밀어붙이기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11월 말 교수 908명을 대상으로 한 전자투표 결과(436명(48.02%) 중 377명(86.46%) ‘본부 안’ 반대)까지 반영되지 않자 현재 공사 반대 운동은 동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부로 ‘백양로를 지켜주세요’란 백양로 반대 운동 사이트는 폐쇄됐고, ‘백양로 난장2’ 모임 인원은 15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바쁜 학생들은 백양로 공사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정작 공사에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이다. 그와중에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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