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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시아순방 직후 ‘절묘한 포사격’?

오바마 아시아순방 직후 ‘절묘한 포사격’?

기사승인 2014. 04. 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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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도발·핵실험 예측불허…북, 핵실험 협상전술 아닌 미·일 핵무기 타격능력 확보
대피하는 주민들
우리 군 장병들이 29일 오후 2시께부터 북한군의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 대한 해안포 사격이 시작되자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 소청도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 사진=옹진군 제공
북한이 29일 오후 2시께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이북 해상에서 10여 분 동안 50여 발의 해안포를 사격훈련을 했다.

우리 군은 북한군 해안포 사격 포탄이 백령도 연평도 인근 NLL 남측 해상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전투기와 함정의 초계작전을 강화하면서 대북경계태세를 높이며 바짝 긴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을 포함한 아시아순방에 맞춰 지난 2월부터 다양한 강도의 도발과 위협을 계속해왔다.

북한의 이번 해상 포사격 훈련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절묘한 시기’를 선택해 다시 한번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당국의 강경 입장이 재확인됨에 따라 북한이 이제는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 4차 핵실험 카드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전향적이고 대화를 통한 대북정책을 내놓았다면 북한이 대남·대미·6자회담의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군사적 제재까지 언급하는 강력한 대북정책을 재확인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의 행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빠져 들고 있다.

오바마 순방과 대북 메시지를 지켜본 북한이 이제는 자신들이 공언하듯이 예정된 ‘초강경’ 행보로 가면서 고립과 제재를 감수할지 주목된다. 아니면 이날 저강도 포사격을 계기로 대화와 협상의 길로 나올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까지 언급하는 강경한 수준의 대북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4차 핵실험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북한도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2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원색적으로 한미를 맹렬히 비난했다. 북한의 최고주권기관 국방위원회도 28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 당시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핵실험 이상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고민은 최후 카드로 써야 할 핵실험을 지금 시점에서 쓴다고 해서 과연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세월호 참사로 비통함에 빠진 남측의 인도적인 문제를 간과했을 때는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해 군사적 제재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적인 도발과 위협, 핵실험까지 할 경우는 북한 김정은 정권 앞날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을 단순히 협상 전술적 차원으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목적은 일본과 미국을 핵무기로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는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 선임연구원은 “다음 단계는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를 소형화해 노동미사일에 장착하는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는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하자는 의견과 대화로 복귀하자는 목소리가 혼재돼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린 선임연구원은 “만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논쟁이 강도 높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김정은이 중국 베이징에 가서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이상 북핵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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