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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뭐볼까]흡입력 강한 ‘표적’, 류승룡 밋밋한 캐릭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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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희 기자

승인 : 2014. 04. 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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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배우 류승룡이 영화 ‘표적’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가 과연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에 이어 ‘표적’으로 흥행 연타를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표적’은 2010년 프랑스 범죄 액션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원작으로 한 작품.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린 남자와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된 의사, 그리고 이들을 쫓는 두 형사가 펼치는 3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렸다.

여훈(류승룡)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긴급 후송되고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다. 여훈의 담당의사 태준(이진욱)은 갑작스런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괴한으로부터 아내 희주(조여정)를 납치당하고 “여훈을 병원에서 빼내라”라는 지시를 받는다.

태준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여훈을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서 빼내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여훈은 태준에게서 벗어나 달아난다.

태준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여훈을 추격하지만 그가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동정을 표한다. 여훈과 태준은 누명을 벗기 위해, 또 태준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여형사 영주(김성령)와 범인 검거율 100%인 광역수사대 송반장(유준상)과 대립한다.

‘표적’은 이야기의 속도감이 빨라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여훈이 병원에 후송되고,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누명을 벗기 위해 태준과 동행하는 과정 등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

또한 류승룡, 이진욱, 김성령, 유준상, 조여정 외에 열혈 형사 수진(조은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정체불명의 인물 성훈(진구) 등 다양한 캐릭터가 출연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비치해 활약하게 만들었다. 캐릭터들의 ‘치고 빠지는’ 힘이 대단하다. 인물 관계도가 단순하고 캐릭터 설명에 대한 군더더기가 없어 이야기가 심플하면서도 박진감 넘치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변신을 꾀한 유준상의 활약이 돋보인다. 유준상은 여훈을 집요하게 쫓는 송반장 역을 연기해 극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여형사 김성령과 조은지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김성령, 조은지, 조여정의 활약은 ‘표적’이 단순한 남자영화만은 아님을 느끼게 한다.

류승룡의 절박함과 분노가 담긴 액션연기는 일품이다. 그러나 밋밋한 감정 변화가 아쉬움을 남긴다. 류승룡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을 유지한다. 때문에 여훈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면서 갈등하는 감정의 변화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용병 출신’이라는 설정만이 캐릭터를 짐작케 할 뿐이다. 주인공만큼은 캐릭터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그랬다면 여훈의 감정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원작 ‘포인트 블랭크’의 경우엔 아내가 납치당한 간호사 사무엘(질 를르슈)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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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표적’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2008)로 연출 데뷔한 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상영시간 98분으로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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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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