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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전용 주차장은 ‘없어도 그만인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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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기자

승인 : 2014. 06. 0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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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사고에 대비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구획하도록 한 ‘소방차 전용 주차장’이 현실에서는 ‘없어도 그만인 구역’으로 전락했다.

8일 소방방재청 등에 따르면 현행 ‘소방차전용 주차구역’의 일반 차량 주차금지 규정이 법적 강제성을 포함하지 않은 탓에, 해당 구역이 일반 차량들의 주차 무법지역으로 변모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행 도로교통법과 소방기본법에는 소방차 전용 구역에 주차를 금지할 수 있는 강제조항이 없다. 현행 법에 따르면 소방차 전용 지역 주차 금지와 이를 통한 소방자동차의 통행 우선 조항이 있지만, 이는 구체적 기준이 없는 단순한 권고조항이거나 관할 소방서 지침사항에 불과하다. 어길 시 이에 대한 처벌조항 역시 전무하다.

따라서 ‘소방차 전용주차’라는 문구가 버젓이 쓰여있는 구역이 일반 차량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기 일쑤다.

문제는 비상시 사다리 차가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공간인 가로 세로 5m의 소방차 전용 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을 경우, 소방차량의 화재 발생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주차된 일반 차량을 견인하거나 차량주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제력을 동원할 법적 근거조항조차 없어, 지역 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는 것이 일선 소방관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달 평택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 출동했던 한 소방관은 “고가 사다리차가 접근했지만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된 차들로 구조 작업을 시작하기조차 매우 힘들었다”면서 “4m가 넘는 고가 사다리차의 안전 보조다리도 주차된 차량들을 피해 위태롭게 설치해 구조작업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 소방관은 “화재 발생 후 골든타임(4~6분) 내에 현장에 도착해도 주차된 일반 차량을 이동시키기 위해 주민들에게 사정을 하는 동안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고 했다.

더욱이 아파트 화재는 그 특성상 초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강제력 부여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방재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국 아파트 단지의 6% 이상이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렵거나 5분 이상 시간이 지연되는 등 상당수가 소방차 진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는 공간이 좁아 고가사다리차를 펼 수조차 없었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국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해당 개정안은 한 달째 표류 중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4월 17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최근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단지에 소방자동차 전용 주차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해당 구역에 주차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을 담고있다.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단지에 소방차의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길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또 해당 지역에 주차할 경우에도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방재청 관계자는 “소방차가 화재를 초동진압하고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후 골든타임인 4~6분 이내 현장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면서 “하루빨리 아파트단지 내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대의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무분별한 주차 행위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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