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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째 생일 맞은 이재용 부회장 ‘리더십’ 눈길

47번째 생일 맞은 이재용 부회장 ‘리더십’ 눈길

기사승인 2014. 0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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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현안 살필 땐 매의 눈, 평소엔 소주 즐겨… 사교능력·섬세함, 고 이병철 회장 쏙 빼닮아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47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그의 경영능력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입원하면서 ‘차기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소통과 사교 능력이 돋보였던 이병철 선대회장의 리더십을 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2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생일과 관련된 특별한 행사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 그룹 3세의 생일에 기념행사를 하지 않는 건 재계 관례상 ‘특별하지 않은 일’이지만 이 부회장이 차기후계자로 경영 보폭을 넓히는 상황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주력 스마트폰의 판매 현황과 신수종 사업 발굴 등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총수 부재’ 여파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음달 초 방한 예정인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만나 면담을 하고 삼성사업장을 직접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이 부회장이 비상대책 회의 한 번 없이 ‘시스템 경영(회장 부재에도 그룹이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진단이다.

삼성·재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은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 현안을 살필 때 큰 그림에서 메시지를 던지는 것과 달리 이 부회장은 판매 현황과 비율 등 작은 것 하나까지 챙기고 언급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경제 포럼인 ‘보아오포럼’에 직접 연설자로 나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인사 관리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소주 등 서민적인 술을 즐기는 이 부회장은 승진을 하지 못한 임원에게 일일이 전화해 위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승진에 탈락한 인사가 이 부회장의 예기치못한 전화를 받으면 적지 않은 감동을 느끼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임직원들과 거리를 두고 강한 질책을 마다않던 이 회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술을 즐겨 마시고 대인관계에 있어 활발했던 이병철 선대회장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밝혔다. 이 선대회장은 사교성이 뛰어나 정·재계에 넓은 인맥을 가진 ‘마당발 리더’인 반면, 이 회장은 술을 멀리하고 사교보다는 사색을 즐기는 ‘은둔형 리더’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의장 등 재계 관계자와 활발히 교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과 다른 성향이지만 부친이 뿌리내린 삼성 특유의 자율문화와 위기론은 계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실시하는 ’자율 출퇴근제’는 이 부회장의 아이디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후 6시 전이면 언제든 출근해도 되는 자율 출퇴근제는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실시한 자율근무제인 7·4제(오전 7시 출근·오후 4시간 퇴근)를 연상케 할 만큼 파격적이다.

이와 함께 이달 말 계열사별로 진행되는 글로벌경영전략 회의을 앞두고 삼성 내부에서 ‘위기론’이 확산되는 건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 부회장이 2000년대 초 주도한 인터넷 사업 ‘e삼성’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의료 기기 및 헬스케어 사업 결과가 그의 경영 능력을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향후 실적에 따라 그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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