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직장 내 감시체계 운영 이유'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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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씨는 “고객을 응대하고 있을 때 상담내용을 다 듣고 있던 상사가 지나가며 개입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감시·간섭당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그럴 때면 ‘내가 그렇게 못 미더운가’하는 생각이 들고 직장에 대해 갖고 있던 신뢰감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투데이가 의뢰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달 19일부터 25일까지 1주일간 직장인 129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표본오차 ±2.87%포인트 · 신뢰수준 95%)를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감시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무려 43.9%(569명)가 ‘간섭 받고 있다는 생각에 직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그 뒤로 ‘내 업무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14.2%·184명),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진다’(13.3%·173명) 등 부정적인 답변이 이어졌으며 ‘업무 집중력이 높아진다’(6.2%·80명), ‘업무의 시간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9.7%·126명) 등의 긍정적인 답변은 15.9%(206명)에 불과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장은 감시를 생산성과 직결시키는데 ‘정말 직장의 감시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천천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현 기업들의 생산구조에는 개인의 창의성과 작업장 문화 등이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감시체계가 그런 문화를 흔들어 버렸고 따라서 직장의 감시를 받은 부하직원들은 당연히 직장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직장에서 왜 감시체계를 운영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 내 감시체계가 있다고 응답한 512명 중 60.4%(309명)가 ‘어떠한 설명 없이 감시체계가 운영돼 시종일관 감시받는 기분’이라고 답했는데 재밌는 점은 ‘감시자들’로 분류되는 부장급 이상의 응답율이 66.6%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즉 감시를 하는 사람도 감시를 받는 사람도 직장 내에서 왜 감시체계를 운영하는지 잘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유통회사에서 근무하는 K씨(30)는 “상사 입장에서야 부하직원을 관리하는 데 적당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느끼겠지만 어차피 개인의 역량과 근면성은 일의 결과가 말해주지 않냐”고 반문하며 감시체계의 필요성을 부정했다.
한 교수는 “감시는 부하직원이 ‘월급루팡’(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을 일컫는 말)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어떤 체계의 감시가 직장에서 필요한지 과학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하는데 막연하게 일반적인 감시만 하다 보니 감시의 명분을 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