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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작업을 하는 자동차나 전자산업과 달리 조선업은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해양설비에 사용되는 특수 파이프의 용접을 위해 ‘핫와이어(Hot-Wire) 티그로봇 용접기법’을 최근 개발했다.
특수 파이프의 핫와이어 티그용접을 자동화한 것은 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해양설비용 특수 파이프는 해수와 원유에 노출되는 특성 상 부식에 강하고 강도가 센 듀플렉스강(Duplex Stainless Steel)을 사용하며, 이 재질에 적합한 티그용접(Tig welding)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기존 티그용접은 용접재인 용접봉을 수동으로 공급해야 하고 자주 교체를 해야 돼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핫와이어 티그용접은 와이어(금속선) 형태의 용접봉을 고온으로 가열해 연속 공급함으로써 동일한 시간 내 더 많은 금속을 녹이면서 용접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업 중 용접봉 교체와 작업자 휴식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기존 수동용접에 비해 작업속도가 6배가량 빠르다.
또 현대중공업이 자체 제작하는 6축 용접로봇을 사용해 용접기와 파이프 간 정렬이 간편하고 리모컨 조작만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고 사측은 전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과거에 비해 해양설비 물량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번에 개발한 로봇 용접이 공정 준수와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핫와이어 티그로봇 용접은 검증시험을 거친 뒤 이달부터 생산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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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중앙연구원 산하 자동화연구그룹과 기계로봇연구그룹이 생산, 설계 조직과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한 전선 포설 로봇의 현장 적용을 지난달 중순 완료했다.
현장 적용이 완료된 전선 포설 로봇은 두 종류로, 굵은 전선을 설치하는 태선(외경 40mm 이상 굵은 케이블)용 로봇과 그 이하 크기의 전선을 설치하는 세선(외경 40mm 미만 가는 케이블)용 로봇으로 나뉜다.
압축공기에 의한 압력을 이용하는 공압 방식을 채택해 안전성을 높이고 날씨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작년 말 양산보급이 완료된 태선용 로봇은 각 프로젝트별로 적용되고 있으며, 드릴십의 경우 전체 태선량 90KM의 약 30%를 포설 로봇이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세선용도 지난달부터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상선과 해양플랜트에 설치되는 전선의 길이는 각각 약 200km, 약 800km에 달한다.
내부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상선은 서울에서 강릉까지의 거리와 비등하고, 해양플랜트의 경우에는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길이의 전선이 포설된다.
로봇 개발 전에는 선박의 긴 직선통로 작업 시 윈치(도르래를 이용해 중량물을 들어 올리거나 끌어당기는 기계) 등 기계장치를 이용했지만 곡선 구간에서는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이에 선체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작업 특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업자 일부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등 작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견인력이 뛰어난 전선 포설 로봇의 개발로 1m당 최대 15kg에 달하는 대형 케이블(외경 95mm급 고압선)도 쉽게 설치 및 해체가 가능해졌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 좁은 공간 내에서 수평·수직·곡선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작업 편의성이 향상됐다.
전선업체가 개발한 기존 유사 장치들의 경우 직선 구간에서만 포설작업이 용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 시간을 대폭 단축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적용을 시작한 올해 약 47억원을 시작으로 기계화율이 태선 90%, 세선 40%에 이르는 2017년에는 150억원 상당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근력량 또한 수작업 대비 70% 이상 감소하면서 작업효율이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 예방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당 로봇에 대한 40여건의 국내 및 해외 특허 출원 등록을 마친 대우조선해양은 사외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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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개발한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용접용 ‘스파이더 로봇’은 LNG 화물창에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패널 1만8400장을 자동으로 용접하는 역할을 한다.
네 다리를 사용해 자동으로 이동하는 스파이더 로봇의 오차 범위는 화물창 내부 용접 길이 총 연장 52km 중 10mm 이내다.
수작업에 의존했던 LNG선의 파이프 내부 검사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과거에는 파이프 용접을 마친 후 내부 용접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파이프로 들어가 검사했다.
그러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삼성중공업은 파이프 내부를 검사하고 청소하는 로봇을 개발해 작업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은 선체 외부의 용접 부위를 갈아내는 ‘벽면 흡착식 블라스팅 로봇’과 LNG선 화물창 내부에서 보냉제를 자동으로 부착하는 ‘트리플렉스 자동부착로봇’ 등 작업현장 곳곳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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