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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의 84년..지휘자 로린 마젤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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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 기자

승인 : 2014. 07. 14. 17:53

[김문관의 클래식산책](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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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로린 마젤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 미국 라이프 메거진에 실리면서 유명해진 어린 피아니스트 산도라 비앙카와의 협연 사진이다.
‘신동(神童)’ 지휘자 로린 마젤(1930~2014)이 13일(현지시간) 향년 84세로 타계했다.

세상은 또 한 명의 세기의 지휘자를 잃었다.

지난 2008년 마젤이 미국 뉴욕필을 이끌고 행한 역사적인 북한 평양공연을 봤던 사람들은 그를 ‘나이 많은 거장’으로 기억할 듯 싶다.

그러나 실상 그는 바이올린의 예후디 메뉴힌(1916~1999)과 같은 ‘어린 천재’로 이미 소년시절부터 명성을 떨쳤다.

그는 유대계 러시아인 아버지와 헝가리·러시아계 어머니를 뒀다. 출생지는 프랑스. 어릴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해 피츠버그에서 자랐다.

4세 때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에 입문했고 7세부터 지휘를 배우기 시작했다. 1938년 8세 때 미국 아이다호대학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이후 15세가 될 때까지 뉴욕필,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음악 총감독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비롯해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빈 국립오페라 극장감독, 피츠버그 심포니 수석지휘자,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 등을 지냈다.

2010년부터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그는 오는 12월에는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윤홍천과 협연할 예정이었다.

그는 특히 생전에 여러 차례 내한공연 하면서 한국 음악과들과의 인연도 깊다. 1978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첫 내한공연을 가진 후 10차례 한국에서 공연했다.

2007년 지휘자로 데뷔한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테너 김우경과는 협연했다.

마젤은 특히 장한나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창설한 클래식 축제인 ‘캐슬턴 페스티벌’에 장한나를 초대해 지휘 수업을 하기도 했고, 2010년 3월에는 한 달 동안 스페인에서 장한나에게 오페라와 교향곡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장한나가 주도하는 국내 청소년 관현악 축제인 ‘앱솔루트 클래식’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미국 뉴욕필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끈 장본인으로 한국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당시 동평양대극장에서 북한 국가 ’애국가‘를 시작으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등을 연주했다. 앙코르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했을 때 관람객들이 눈물을 쏟아낸 일화는 유명하다.<아래 동영상>



이 장면은 남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평양 공연 직후 서울에서도 무대에 올라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어린나이부터 활동한 만큼 녹음과 레퍼토리가 매우 방대하다.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베토벤 브람스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음악에 대한 수많은 녹음을 남겼다.

1980년대 이후 남긴 녹음 중 일부는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연주가 탄탄한 구성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안정적이다.

특히 1950년대 독일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에 남긴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베를린 필하모닉)은 애호가들로부터 숨겨진 명반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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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는 로린 마젤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옛 녹음(도이치 그라모폰). 일각에서는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빈 필을 지휘한 동곡의 유명 명연주보다도 사랑받는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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