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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법 가르쳐 드려요” 청춘, 연애를 공부하다…

“썸타는 법 가르쳐 드려요” 청춘, 연애를 공부하다…

기사승인 2014. 09.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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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취업 등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한 청춘, 뒤늦게 연애 학구열 높여
연애학원에서는 '썸'에 특화된 강좌까지 마련, 메신저 내용 속 썸남썸녀 심리까지 가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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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 북카페에 진열된 연애 관련 서적들. / 사진=김종길 기자
‘모태솔로’인 직장인 A씨(29)는 남중·남고를 거쳐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공과대학을 졸업해 이성과의 교제는커녕 좀처럼 마주칠 기회도 갖지 못했다.

어느새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A씨는 “학창시절에는 입시를 준비하느라, 군대를 다녀와서는 취업을 준비하느라 연애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다”며 “안정된 직장을 갖고 얼마 전부터 친구들이 주선해 준 소개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상대로부터 번번이 퇴짜를 맞을 뿐, 요즘 유행하는 ‘썸’도 타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오랜 고민 끝에 연애전문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학업과 취업 등에 쫓겨 자신만의 ‘연애 시대’를 갖지 못한 청춘남녀들이 뒤늦게 연애를 공부하고 있다.

남성들은 주로 연애전문학원을 기웃거리며 ‘픽업아티스트’(이성과의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한 스킬 등을 알려주는 연애 컨설턴트)로부터 이성에게 다가가는 법·대화술·패션·유머감각 등을 배운다.

연애전문학원 메이스 아카데미의 대표이자 픽업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메이스씨(본명 김재균·36)는 “컨설팅 고객까지 합쳐 1달 평균 100명의 청춘남녀들이 이곳에서 연애를 배운다”며 “남녀 수강생의 비율은 대략 8대2 정도로 이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강좌를 듣고 연애에 대한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부터 ‘썸타는 법’에 대해 가르치는 ‘연애 코칭 컨설팅’이라는 강좌를 개설, 연애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는 연애 초보자들을 특정 기간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에게 연애 이론을 비롯해 SNS·메신저 내용 등의 숨은 ‘썸남썸녀’의 심리 및 대응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성들은 연애 관련 서적을 구독하거나 ‘연애 코치’ 또는 ‘남녀소통전문가’로 불리는 연애 강사들의 강의를 통해 연애를 공부하는 실정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자기계발’ 카테고리 속 ‘남녀관계’ 테마로 묶인 연애 관련 서적 수는 △2011년 36권 △2012년 44권 △2013년 39권으로 △2014년(9월 초까지) 24권으로 통상 30권 이상이 꾸준한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자책 사이트 리디북스에는 ‘미친 연애’(최정 저), ‘하고싶다, 연애’(안선영 저) 등의 연애 키워드 서적이 총 499권 구비돼 있어 청춘남녀의 연애 세포를 깨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랑’이란 감정에 기초해야 하는 연애를 기술로만 접근해 습득하려는 세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1호 연애코치로 명성이 자자한 이명길씨(35)는 “연애를 공부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은 청춘남녀들이 연애에 집중할 수 없도록 팍팍해져버린 주변 환경 탓이 크다”면서 “미래는 막연하고 불안한 상황임에도 연애는 하나의 스펙인 만큼 반드시 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법 등의 잔기술을 배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잔기술로 연애의 전략을 세우기 이전에 체질개선을 선행해 좀 더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성과의 스킨십 및 하룻밤 잠자리 등의 쾌락 지향형 연애는 그 끝이 허무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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