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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외이사 외부평가 받는다…지주회장 절대권한 제한

금융 사외이사 외부평가 받는다…지주회장 절대권한 제한

기사승인 2014. 09. 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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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모범규준 만들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키로
금융당국이 KB사태를 계기로 금융지주사 회장의 1인 절대권한을 제한하고 사외이사들에 대한 외부평가를 명문화한 모범규준을 만들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학계 등 특정계층으로 사외이사 구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인력풀(pool)을 만들고 사외이사별로 보수를 차별화해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정치권과 노동계도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21일 “KB사태로 지적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지주사 회장-행장간 역할 조정, 사외이사 기능, 내부통제 문제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금명간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KB회장 선임 절차가 임박해 당장 법률 개정작업이 쉽지 않다고 보고 가이드라인 성격의 모범규준을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범규준에는 위험관리, 경영진의 이해상충 행위 감독 등 이사회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고 CEO자격기준·후보추천절차 등 CEO승계원칙 수립 및 공시를 의무화해 선임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담긴다.

사외이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이사회의 재신임평가를 실시하고 2년마다 외부평가를 받도록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또 밀실선출 논란을 빚은 사외이사 선임의 절차적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차원에서는 금융권, 금융당국이 협의해 인력풀을 만들 예정이다. 획일적인 사외이사의 보상체계는 활동내역, 책임도에 따라 차별화하고 이를 개인별로 공시토록 할 방침이다.

다른 관계자는 “작년 6월 각계인사가 참여해 마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개선안’을 토대로 KB사태의 교훈을 담아 모범규준을 제정하겠다”며 “내달 KB 회장선출부터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금융노조, 국민은행 노조도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정무위 김기식 의원은 “KB 사태는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가 함께 빚어낸 참극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며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통해 이를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무위원들은 금융지배구조법과 함께 지주회사 회장의 권한과 책임을 규정한 금융지주회사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KB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부분은 지주회사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막강한 권한과 고액 연봉을 누리면서도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 기형적 구조다.

각 계열사 관리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는 금융지주사 회장은 30억원, 한 달에 한두 번 회의에 참석할 뿐인 사외이사들은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으며 온갖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막상 계열사 부실이나 금융사고 등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무위원들과 노동계는 △금융지주사 회장과 사외이사의 권한 및 책임 명문화 △지주사 회장과 행장의 겸임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내부승계 프로그램의 제도화 △이사회에 직원 대표 참여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정무위 김기준 의원은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사에 ‘관피아’ 등을 진출시켜 장악하려는 의도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반드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그룹 내에서 은행의 수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현실에서는 회장이 행장을 겸임해야 한다”며 “현재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사회에 직원 대표, 공익 대표 등이 참여해 감시하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앞으로 공동 정책토론회 등을 개최해 이들 문제를 공론화하고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서두르는 한편, 각 금융사 단위로 정관 변경 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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