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 같은 관세율이라면 국산 쌀의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후 지난 20년간 보호돼 왔던 쌀 수입체계를 자유화하는 데 대한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쌀 산업 발전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이 대책에는 쌀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담았다.
정부는 앞으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쌀산업발전협의회와 국회 논의 과정 등을 지켜보며 대책을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쌀 산업 발전 대책의 목표와 부문별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쌀농가 소득안정= 정부는 최근 5년간 풍년과 흉년에 따라 쌀값이 80kg당 최고 18만4000원에서 최저 12만8000원으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현상과 태풍과 저온피해 등 기상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농가 여건을 살폈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벼 재배소득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쌀 고정직불금 인상과 이모작 활성화, 수입보장보험 도입, 영세·고령 농업인에 대한 복지 강화 등의 대책을 세웠다.
우선 당초 2017년까지 ha당 100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던 쌀 고정직불금을 내년부터 조기 인상한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 쌀 생산 변동이 커지고, 단위면적당 소득이 다른 작물에 비해 낮으므로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떨어질 때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을 벼 이외의 다른 작물에도 지급하고, 변동직불금 미지급 농지(10만ha)에 수입보장보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변동직불금은 벼 재배를 조건으로 지급되므로 생산을 유발해 쌀값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다른 작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농업재해보험 가입률을 높여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고 신속·공정한 손해평가를 위한 손해평가사 자격제도를 내년에 도입한다.
농지법 개정으로 이모작도 농지임대 허용 사유에 포함시켜 이모작 재배면적을 확대,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모작을 하는 들녘경영체에 시설·장비 등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쌀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국산 밀과 밀 가공제품을 판매하는 생활협동조합 또는 기업과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종자용 밀 비축을 검토할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맥주보리(약 30만톤)에 대해 맥주용 품종 개발 및 지역관광·로컬푸드와 연계한 소비 확대를 추진한다.
고령·은퇴 농업인의 생활 안정을 위해 경영이양직불금 신청 대상 연령을 현 65~70세에서 65~74세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국산 쌀 경쟁력 제고= 국내 쌀산업은 2013년 기준으로 1ha 미만의 농지를 경작하는 소규모 재배농가가 전체의 54.8%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쌀이 외국쌀에 비해 경영비용과 가격이 높은 점, 품종혼합 등 생산·유통 과정에서 품질관리체계가 불완전한 점, 미곡종합처리장(RPC)의 33%가 가동률 50% 이하(2012년 기준)인 점도 국내 농가에 불리한 여건이다.
해마다 벼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전업 농업인·들녘경영체 육성, 신기술 보급과 금리 인하 등을 통한 경영비용 절감 및 미곡종합처리장(RPC) 통합 등의 효율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건조저장시설(DSC) 확충과 종자보급을 통한 품질 제고, 우량농지 보전 및 간척지 이용, 농업생산기반 확충 등의 대책도 수립했다.
우선 조직화·규모화를 통한 핵심경영체 육성 차원에서 평균 경작면적 200ha 이상의 들녘경영체를 현재 158곳에서 2024년까지 6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들녘경영체를 쌀 산업 주요 주체로 육성하고 RPC와 연계해 생산·유통을 효율화한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쌀 전업농의 규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24년까지 경작규모 6ha 이상의 쌀 전업농을 3만 가구로 늘리고 재배면적을 전체 벼 재배면적의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농지매매, 장기임대차, 교환·분할 지원으로 영농 규모화를 도모하기 위한 농지규모화 사업 이자율을 2%에서 1%로 인하했다.
앞으로는 정부지원으로 규모화한 농지가 상속으로 재분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영농상속공제 지원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농가 경영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농기계 구입자금(3%→2.5%)과 경영회생자금(3%→1%) 등 8개 농업정책자금의 금리를 인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산 쌀의 품질 향상을 위해 종자정선시설을 현대화하고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양곡표시제를 정착시키고 완전미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해 RPC, 들녘경영체와 연계한 대규모 영농법인에 간척지를 우선 임대한다.
또 충남 당진군 대호지구 간척농지(540ha)에 수출·가공용 쌀 생산 시범사업을 내년도에 추진한다.
◇쌀소비 촉진·부정유통 방지= 정부는 밥쌀용 쌀 소비가 감소하고 쌀 가공식품산업이 성장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맛, 건강, 간편’ 중시 식습관 변화에 따른 맞춤형 접근에 나설 예정이다.
식생활 교육과 쌀 가공산업의 육성, 수출업체 지원, 쌀 자조금 조성 유도, 기능성쌀·신소재 개발 및 실용화 등이 쌀소비 촉진 및 수출 확대 방안으로 요약된다.
쌀 소비 촉진 차원에서는 쌀을 활용한 고급 주류와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소비 활성화 예산을 올해 40억원에서 내년 55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쌀 가공식품 급식 지원을 확대하고 중고생 대상 아침밥 먹기·쌀요리 교실 지원 확대도 해나간다.
아울러 쌀 생산자 주도의 소비촉진 홍보, 생산·유통 개선을 위해 쌀 자조금 도입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8월 농식품부와 농업관련 기관이 참여해 만든 쌀 가공식품 수출지원 추진단을 앞세워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수출전략품목을 발굴하고 해외 한류 붐을 활용한 홍보에도 힘쓸 예정이다.
또한 국가별 검역과 통관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특히 수출잠재력이 높은 대중국 검역문제 해소를 올해 내로 조기 추진할 방침이다.
수입쌀과 국산쌀의 혼합 판매·유통 방지책도 마련했다.
수입쌀을 혼합 판매·유통하거나 구곡을 신곡으로 둔갑시키는 행위에 대한 벌칙조항을 강화하고, 수입쌀 식별기술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관련 기관간 협조와 정보공유를 통해 수입쌀 부정유통을 보다 철저히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농산물품질관리원, 경찰청 등 관련 기관이 협력해 부정유통 단속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실제 수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해 국내 시장이 교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쌀을 관세청 사전세액심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분야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1568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생산기반 확충과 신소재·신기술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위해 각각 519억원과 41억원의 예산을 늘린다.
정부는 앞으로 신규 추진 사항, 법령·고시 개정 등 제도개선 사항이 계획된 일정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중장기 검토 과제는 농업인·전문가 협의, 연구용역 등을 추진해 구체적인 방향을 조속히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