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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역사 서울튜티앙상블, ‘베토벤’으로 관객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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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4. 10. 09. 06:50

[아티스트]서울튜티앙상블 이끄는 모녀 피아니스트 이옥희·김지현
이옥희김지현
26년 역사의 국내 정상급 연주단체 서울튜티앙상블을 이끌고 있는 모녀 피아니스트 김지현(왼쪽) 씨와 이옥희 씨가 마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클래식음악은 물론, ‘실내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1988년에 창단된 서울튜티앙상블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실내악단이자 오케스트라다.

우리나라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실내악계에 단비를 뿌리며 26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서울튜티앙상블의 뒤에는 ‘피아노계의 대모’로 불리는 이옥희 씨와, 그녀의 딸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지현 씨가 있었다.

서울대 음대와 독일 쾰른 국립음대 등에서 수학하고 대한민국국제음악제 예술감독, 한국음악협회 수석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 피아노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이씨가 서울튜티앙상블을 만들었고, 김씨가 배턴을 이어받아 이 단체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씨는 “딸 지현과 아들 정현(성남시향 첼로 수석)을 독일로 유학 보내고 1988년 서울튜티앙상블 창단연주회를 가졌다”며 “메세나도 없던 시절, 이 단체를 숨차게 이끌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이씨는 “지금 생각해도 미친 사람 아니었으면 그렇게 못 했을 것이다. 모든 여건이 어떻든 간에 내가 시작했으니 계속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옛날에는 연습실이 없어서 집에서 단원들이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피아니스트로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굳이 힘든 길을 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씨는 “실내악은 각자의 테크닉이 완벽한 가운데 한데 어우러져 하나가 된 음악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지만, 실내악을 많이 하면 연주자 개인에게도 큰 발전이 있고 관객에게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주 기회가 별로 없던 당시, 단순히 “연주가 하고 싶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서울튜티앙상블은 2002년부터 교향곡, 협주곡까지 다채로운 연주를 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로 확대 편성했다. 2005~2008년에는 국내 최초로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 모차르트 ‘포스트 세레나데’를 한국 초연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며 모차르트 전문 연주단체로 입지를 굳혔다. 뿐만 아니라 연극배우 박정자·남명렬 등이 출연하는 마티네 드라마 콘서트, 5년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休 콘서트, 음악예술교육프로그램 ‘헬로우 오케스트라’,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 가족오페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을 찾아가고 있다.

고(故) 한상우 음악평론가는 생전에 서울튜티앙상블 연주 곡목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며 “(당시 우리나라에서 잘 연주되지 않던) 귀한 곡들을 골라 프로그램을 흥미진진하게 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가 당시 독일에서 유학하던 자제들로부터 직접 악보를 공수해와 연주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빙판길에서 넘어져 오른팔을 다친 어머니가 왼손으로만 밤새 피아노 연습을 하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음악에 대한 어머니의 열정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고 했다.

올가을 서울튜티앙상블은 제57회 정기연주회를 네 차례에 걸쳐 갖는다. 서대문문화회관의 상주단체인 서울튜티앙상블은 17~18일 서대문문화회관 무대에 오르고, 내달 6일 강동아트센터(목요예술무대),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주제는 ‘베토벤’이다. 베토벤의 서곡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피아노협주곡 제4번, 3중 협주곡 C장조를 연주한다.

김씨는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이옥희의 선이 굵고 디테일한 연주를 다시 접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음악평론가이자 진행자로 활동중인 장일범이 해설을 맡아 베토벤 음악에 숨겨진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낼 예정이라 온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튜티앙상블은 16일 오전 11시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티네 드라마 콘서트 ‘박정자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선보인다. ‘연극의 전설’ 박정자의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음악과 영상, 소설 등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이옥희김지현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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