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아시아투데이가 국정감사 비정부민간기구(NGO) 모니터단 현장요원들이 필수로 지참하는 현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모니터링 보고서에는 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항목들로 가득했다.
국감장에서 현장요원들은 엄격한 출석확인으로 불성실한 의원들을 가려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의원들의 출석률은 물론 결석한 의원과 이유까지 확인해 기록한다. 상임위별 출결·이석 상황표에는 의원별로 입장시각과 퇴장시각, 잠시 자리를 비우기 시작한 시각과 들어온 시각, 자리를 비운 이석시간 합계까지 기록하도록 돼 있다.
현장요원들은 의원이 국감장에 들어온 시각을 입장시각으로 기록한다. 들어왔더라도 위원장이 ‘지금부터 감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한 순간까지 자리에 앉지 않았다면 그 사이 시간은 이석시간으로 기록한다. 점심식사를 비롯한 정회의 경우에도 늦게 국감장에 들어선다면 이석시간으로 기록한다. 정회를 앞두고 한 발 앞서 나가더라도 봐주기는 없다. 역시 이석시간으로 기록한다. 16년째 국감을 모니터해 온 모니터단은 경험에 비추어 용지가 부족할 수 있다며 추가로 출결표를 두 장 더 가져가라고 현장요원들에게 권하고 있다.
의원들의 ‘호통 연기’는 현장요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현장요원들은 피감기관의 의혹이 제대로 규명됐는지를 의원들의 구체적인 지적사항을 근거로 평가한다. 어느 의원이 어떤 분야의 예산낭비를 어떻게 지적했는지, 지적한 낭비예산의 규모는 얼마인지 상세히 기록한다. 법률이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개선책을 제시했는지에 주목한다. 의원들이 늘 해 오던 대로 ‘보여주기 쇼’에 치중한다면 낙제점을 받게 된다.
국감이 시작된 지 이틀이 지났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현장요원들의 눈 밖에 난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한 상임위 여당 간사는 국감 중에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걸친 외국미녀를 감상했고, 국감이 시작된 7일에는 발언 중인 야당의원을 두고 같은 당 의원에게 “쟤는 뭐든지 삐딱해”라고 메모지에 적어 건넨 여당의원도 있었다. 모두 현장요원들의 모니터링 보고서에 기록될 일들이다. 여당 원내대표가 국감 시작에 맞추어 “우리 국감도 의원들이 품위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말이 무색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