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신소비층’ 베이비부머 공략, 실패하지 않으려면?

‘신소비층’ 베이비부머 공략,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사승인 2014. 10. 17.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은퇴자=시간+돈'이라는 선입견 버려야...日사례 분석
141016180307
최근 ‘뉴-실버’ ‘액티브 시니어’ 등으로 통용되는 베이비부머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건강과 외모에 관심이 많고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신소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놨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2007년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 인구=소비 파워’라는 법칙으로 단카이세대(일본 베이비부머, 1947~1949년생)를 공략했다가 낭패를 본 일본 기업들의 사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6일 이에 대해 “시간과 돈의 여유가 많다는 식의 선입견과 향후 100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만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닛케이 비즈니스에 따르면 일본 여행업체 JTB는 2006년 단카이세대를 대상으로 ‘시니어 칼리지’ 강좌를 개설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연수까지 포함된 과정으로 개설 당시 JTB 측은 두둑한 퇴직금으로 무장한 은퇴자들의 수요를 예측했다. 하지만 계속된 정원 미달로 2009년 결국 폐지됐다.

퇴직할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일하는 단카이세대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이 집계한 2012년 1∼11월 65∼69세의 평균 취업률(전체 인구 중 취업자 수)은 37.0%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만 55∼64세 평균 취업률 역시 65.4%에 달했다.

Untitled-1
일본 여행업체 JTB와 지역 대학이 연계해 만든 시니어 칼리지 홈페이지. 맨 윗줄에는 ‘2006년부터 시작된 시니어 칼리지가 제반 사정에 의해 중지됐습니다. 지금까지 지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출처=www.sscollege.jp
‘고령자’, ‘노인’ 등의 단어는 베이비부머 공략에선 금기어다. 일본 골프용품 업체 브리지스톤 스포츠는 2년 전 단카이 세대를 겨냥해 골프클럽 ‘파이즈(phyz)’ 시리즈를 출시했다.

업체 측은 근력 및 유연성을 더한 ‘고령자 특화 상품’이라고 광고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 연령이 실제 연령보다 10세나 젊은 60대에게 ‘고령자, 시니어 전용’으로 공략하는 건 금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반면 속옷 브랜드 와코루는 최근 60대 여성을 위한 기능성 속옷 ‘그라피’의 광고 모델을 젊은 여성에서 단카이 세대 배우 이토 유카리 씨로 바꿨다. 광고는 이토 씨의 열정적인 댄스동작과 함께 ‘젊음은 아름다운 자세에서’란 카피로 마무리된다.

이후 그라피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중년 여성을 암시하는 이미지로 같은 연령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백화점업체 소고 세이부는 단카이 세대의 수요를 예측, 2년 전부터 각 지점의 구두 코너를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상품을 진열했다. 반면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같은 해 스포츠 용품 매장 한 켠에 남성화와 여성화 구분 없이 대형 신발 코너를 신설했다. 결과는 극명히 갈렸다. 소고 세이부는 매출이 점점 하락했고 세이부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부부 공통의 취미는 부부가 함께 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업체들이 간과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다이이치 생명 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공통의 취미를 즐긴다고 답한 50대 부부는 33.7%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