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전 직장에 묶여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직장이 '개미지옥'같다는 말까지 터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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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한 임산부 심모씨(28·여)는 6월 학원 측에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리며 “출산 준비를 위해 늦어도 8월 중순쯤에는 학원을 그만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원 측은 “사람이 잘 안 구해진다”는 변명만 늘어놓을 뿐 심씨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뽑지 않은 채 계속 그를 붙잡아 뒀다.
지난달 초 심씨가 수차례 학원 측에 의사를 전달하면서 결국 퇴직 처리됐지만 이후 다른 강사들이 연달아 일을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 학원 측은 최근 그를 다시 불러 들였다. 아직도 심씨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해당 학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일부 직장들이 회사 분위기 변화 및 대체 인력 채용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을 이유로 이직자·퇴직자들의 발을 묶어두고 있다. 쉽게 못 나가고 있는 이직자·퇴직자 입에서는 ‘개미지옥’이란 말이 터져 나온다.
특히 이런 ‘개미지옥’ 현상은 적은 인원으로 운영돼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형태의 직장 혹은 같은 직종으로 이직할 경우 활동 반경이 겹쳐 전 직장 사람들과 자주 부딪칠 수밖에 없는 업종 등에서 두드러진다.
서울 B콘텐츠 관련 회사에서 작가로 일한 강모씨(30)는 적은 급여로 인한 생계 곤란을 이유로 이직하려했으나 회사 측에서 만류해 발이 묶였다.
강씨는 “회사 측에서 임금을 가불해준다고 했지만 가불은 말 그대로 가불일 뿐, 근본적인 생계 곤란을 해결해줄 수 없다”면서 “이직을 해도 전 직장의 사람들을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사표를 내던지고 단칼에 그만둘 수도 없어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민법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1·2항에 따르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즉 이직자·퇴직자가 던진 사표를 직장 측이 바로 수리하지 않더라도 1개월이 지나면 자동처리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 관계자는 “법적으로 피고용인이 사업주 측에 이직·퇴직 통보를 언제 미리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피고용인이 후임자를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통보하면 사업주 측이 이를 받아들여 퇴직이 처리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직장이 ‘개미지옥’처럼 이직자·퇴직자를 막무가내로 붙잡아둔다고 해도 이직을 방해하는 직접적 행위가 있지 않는 이상 법적 처벌이 어렵다”면서 “웬만하면 사업주와 원만히 해결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 1개월이 지나면 자연히 계약이 해지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