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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에 감명받은 헐리우드 한 다큐멘터리 제작자도 이천 도공들의 전통 도자기 제작 기법과 문화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 선댄스영화제에 출품했다.
31일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 LA 아모카도자박물관 전시회 때 제작된 6분 54초 분량의 ‘이천세라믹(Icheon ceramics)’이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80만회를 돌파했다.
최근 뉴욕의 유명 언론과 웹사이트에서 이 영상이 소개되고, SNS를 타고 빠르게 전파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도자 관련 영상에서 조회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영상에서는 물레 성형부터 조각, 투각 작업, 상감 넣는 과정과 분청 제작 기법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예술적으로 전개된다.
이천시는 이 영상에 매료된 헐리우드의 한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제안으로 ‘천년의 여정(A Thousand Year Journey)’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함께 만들어 선댄스영화제에 출품했다.
미국 국영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서 한미 공동 제작 형태로 출품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에서 제작한 첫 번째 한국 소재 영화로 기록됐다. 선댄스영화제는 지난해 1948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이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하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화제 중 하나다.
‘천년의 여정’은 한국의 전통 도자 비법을 간직한 다섯 명의 이천 도공들이 천년을 이어온 문화의 진수를 미국인들에게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할리우드 감독인 마이클 오블로비츠(Michael Oblowitz)가 프로듀싱과 감독을 맡았고, 영화배우 케런블랙의 남편이자 1996 시카고국제영화제 베스트네러티브상을 받은 스테판 에클베리 (Stephen Eckelberry)가 편집을 맡았다.
‘인디펜던스 데이’를 비롯해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사운드를 담당했던 조나단 밀러(Jonathan Miller)가 음악에 참여했다.
촬영 감독인 크리스 스콰이어스(Chris Squires)는 ‘포레스트 검프’, ‘유쥬얼서스펙트’ 등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자 ‘혹성탈출’에 출연하고 2004년 삼성 애니콜 광고에도 출연했던 영화배우 에스텔라 워렌(Estella Warren)과 영화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자니윤이 등장한다.
이 다큐는 다섯 명의 도자명장이 직접 시연을 통해 명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대한민국 도자 전통이 경기 이천시에서 어떻게 부활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출연하는 이천 도공은 최인규, 이향구, 조세연, 유용철, 김성태 씨 등으로 모두 30~40년 간 전통 도자 작업을 이어온 최고 수준의 도예가들이다.
이 다큐 제작자 에드워드 안(Edward C. Ahn) 미국문화재단(Cultural Foundation of America)대표는 “비색의 고려자기부터 우아한 디자인의 조선백자까지 한국 도자기는 찬란한 유산을 대변하고 심오한 철학을 드러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미국 주류 사회에는 사실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다큐를 통해 한국의 뛰어난 도자 문화가 전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천년의 여정’이 심사를 거쳐 본선작으로 확정되면 내년 1월 22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막하는 ‘제15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상영작 중 우수작 선정을 거쳐 시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