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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안의 이슬람, 어디까지 만나보셨습니까?

한국 안의 이슬람, 어디까지 만나보셨습니까?

기사승인 2014. 11.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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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지붕 모양의 웅장한 모스크, 종소리 너머로 들리는 코란을 읊는 이맘(이슬람교의 성직자)의 목소리. 이슬람 사원에서 볼 수 있는 이런 모습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풍경이다.

서울 시내에서 많은 종교 시설물을 찾아볼 수 있지만 세계 4대 종교 중의 하나인 이슬람의 사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슬람 사원은 단 한곳, 이태원에서 볼 수 있다. 14일 이태원 우사단 길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을 찾았다.

◇ 아직은 낯선 그들, 한국인 이슬람 신자들

14일 이슬람 사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슬람 사원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이슬람 종교 신자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외국인들 사이에서 유창한 아랍어로 안내를 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한국인 이슬람 신자’였다.

이곳에서 안내 일을 한다는 김모씨는(72) 이슬람교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종교”라며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여러 종교를 믿어왔지만 외국에서 본 이슬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고 이 종교로 귀의하겠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이며 총리 그리고 일반 사람들까지 아무런 격식 없이 바닥에 앉아 함께 닭을 먹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평등함을 이슬람의 중심 가치로 꼽았다.

또 다른 한국인 이슬람 신자인 박모씨(68)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배가 진행되는 금요일에는 일반 이슬람 신자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주재해 있는 외교사절들도 이슬람 사원을 찾는다.

1975년부터 중동에서 건설사의 직원으로 일했다는 박씨는 중동에 있던 때에 “이슬람 신도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모습에서 참 의미의 종교 안에서의 자유와 평등을 배울 수 있었다”며 “매주 이슬람과 이슬람 신도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 사회에 존재하는 장애물들, ‘낯섦’을 넘어 화합으로...

이태원에는 이슬람 사원뿐만 아니라 근처에 천주교 성당과 교회들이 있다. 이슬람 사원에서 오랫동안 예배를 봐 왔다는 김모씨(52)는 이슬람 사원의 곤혹스러운 점으로 이들, 다른 종교의 교인들을 꼽았다.

김씨는 “다른 종교인을 비롯해 모두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예배당에 와 ‘마귀야 물러가라’를 외친다거나 이맘의 코란을 외는 중간에 찬송가를 부르는 일들을 목격했다”며 “한국의 종교들이 관용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씨는 이슬람교에 존재하는 몇 가지 고유의 원칙들을 무시하는 관광객의 태도 또한 장애물로 꼽았다.

김씨는 경건해야 할 예배당에서 웃고 떠들며 이슬람교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곤혹스럽다”며 “한국인 관광객들이 벌써 30만명 이상 방문했지만 아직도 이슬람 사원과 예배를 장난스럽고 관광대상으로만 보는 모습은 여전하다”고 했다.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정모씨(20·여) 또한 “오늘 이곳에 처음 와 보았는데 일부 신자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부끄러웠다”며 “믿는 것이 다르지만 하나의 종교로서 존중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이태원 이슬람 사원은?

이태원 이슬람 사원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근처에 위치한 우사단 길에 있다.

이태원 역 3번 출구에서 내려 100m떨어진 곳에 위치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랍 레스토랑과 여행사 등 이슬람 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파란 무늬의 타일로 장식된 큰 아치형태의 대문이 보이는데 대문을 들어서면 계단 위로 서울 중앙 성원이 있다.

한국에 중앙 성원이 들어선 시기는 1976년으로 1960년대부터 시작된 국내 건설사의 중동 진출과 석유 수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정부가 약 5000㎡(약 1500평)의 부지를 제공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가 성원 및 이슬람 센터 건립 비용 전액을 지원했다. 이후 중동 국가뿐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의 이슬람 국가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현재 12만에 달하는 무슬림들이 이용하고 있는 시설이 갖춰졌다.

이슬람교는 남녀가 따로 예배를 보며 여성은 중앙 계단을 통과해 모스크에 입장해서는 안 되고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은 관광객들은 탈의실에서 별도로 준비된 천 등을 거쳐 가리고 입장해야 한다.

또한 성원 옆의 이슬람 문화연구소에서 각종 서적과 동영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이슬람 문화 체험도 마련되어 있으며 아랍어와 문화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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